코리아펀드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펀드를 존속시키되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성격을 전환,주주들이 원할 경우 수익증권을 환매(되사줌)해주기로 했다. 코리아펀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 (NYSE)에 상장된 코리아펀드 수익증권의 주주들에게 내년 상반기중 보유 주식의 50%를 환매해주고 그후 3년간 매년 10%씩 추가 환매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환매 방식은 코리아펀드가 투자자산으로 갖고 있는 한국기업 주식을 주는 것으로 주주들은 이 주식을 내다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코리아펀드의 자산 규모가 1조3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중 최대 6천5백억원 정도의 주식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환매 비율은 코리아펀드 순자산가치(보유 주식 가치)의 98%로 결정됐다. 환매 조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한국 증권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시행된다. 1984년부터 한국 주식에 장기 투자해 온 코리아펀드는 중도환매가 금지된 폐쇄형 수익증권인데 이같이 환매 결정을 함에 따라 사실상 개방형으로 전환된 셈이다. 폐쇄형 펀드를 환매해 줘야 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은 코리아펀드의 대주주인 하버드대학 연금(20%)과 런던시 투자그룹(9%)이 코리아펀드 수익증권 가격이 실제 순자산가치보다 10% 정도 떨어짐에 따라 이를 팔아 현금화하겠다는 요구를 계속 해왔기 때문이다. 현금화하면 순자산가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돌려받기 때문에 곧바로 10% 전후의 이익을 실현하게 된다. NYSE에 상장된 코리아펀드 수익증권은 제한된 수요 공급 때문에 실제 코리아펀드가 포트폴리오로 갖고 있는 주식들의 순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버드대학연금 등은 말레이시아펀드와 멕시코펀드 등에 대해서도 환매를 요구해 결국 이 펀드들을 청산시킨 적이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