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전통적인 겨울상품 판매가 급감하고 가을시즌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갑 코트 난방기구 스키장비등의 판매는 작년 이맘때에 비해 20% 이상 급감한 반면 가볍게 입는 재킷 니트류 스카프와 여름에 주로 먹는 냉면류 아이스바와 나들이용 디카 등산의류의 판매는 15% 이상 늘어났다. 업계는 "불황에 날씨마저 이상해 물량을 예측하기 더 어렵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킷 니트 스카프 등 가을시즌 상품과 냉면류 빙과류 디카 등은 따뜻한 날씨로 매기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에 따르면 겨울에 가볍게 입는 니트류는 이달 들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이상 판매가 늘었다. 늦가을 패션의 포인트로 즐겨 입는 재킷은 8%,스카프는 16% 정도 판매가 증가했다. 백화점 패션매장에는 아직도 가을시즌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2월 중순이후에 봄상품이 입고되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벌써 봄 상품이 전체의 20∼30%에 이를 정도로 입고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겨울철에 뜸해지는 등산 관련 용품의 매출도 호조다. 이마트에 따르면 등산용 셔츠의 경우는 41% 가량 신장했고,자켓은 22% 가량 판매가 늘었다. 최근 나타난 등산열풍과 맞물려 아웃도어 상품은 포근한 날씨 탓에 전반적으로 잘 팔리고 있다. 나들이용 디카판매도 이달 들어 15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하이마트 양동철 대리는 "12월은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많지 않은 시기"라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70% 늘었던 11월보다도 12월 매출 증가율이 높다는 건 의외의 현상"이라고 말했다. 빙과도 여름 제품과 봄 가을용 준성수기 제품의 판매가 20% 이상 느는 등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빙그레의 경우 이달들어 15일까지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대비 3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프트바 제품인 통팥아이스바 '빅비빅'은 무려 전년 대비 64.2% 신장했고,성수기 제품인 더위사냥도 이달들어 3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 작년보다 2배 이상 나갔다. 해태제과도 이달들어 빙과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도 여름철용인 프라프치노의 매출비중이 지난해에 비하여 5% 이상 증가 하는 등 겨울에 인기있는 뜨거운 음료 보다는 얼음을 갈아넣은 시원한 음료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대표적인 상품인 장갑 판매는 작년에 비해 12% 이상 감소했다. 솜이 들어간 패딩의류도 최소 10% 이상,코트류는 남녀 불문하고 10%대 판매가 줄었다. 특히 남성코트는 15% 안팎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캐주얼 담당 우길조 바이어는 "올겨울 날씨가 따뜻하다는 예보도 있어 봄상품을 예년보다 일찍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키용품은 비옷보다 덜 팔릴 정도로 매기가 끊겼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시키시즌이 늦어진 것이 결정타가 된 같다"면서 "주 5일제 근무로 스키 장비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애시당초 틀린 것같다"고 전했다. 난방제품 판매도 비슷하다. 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난방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줄었다. 고유가까지 겹쳐 올해 난방제품 판매는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품목별로는 석유를 사용하는 로터리히터가 지난해보다 20%나 감소했고,소형난방제품인 전기 장판과 전기히터도 5∼10%씩 줄었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수요도 지난 해보다 각각 7∼8%,10%씩 감소했다. 먹거리 시장에서도 포장만두와 뜨끈뜨끈한 국물이 장점인 즉석 탕류(매운탕 해물탕 등)의 경우 할인점매출이 15% 가량 하락했다. 고기완·장규호·송주희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