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건축 총량제 등 잘못된 수도권 정책이 수도권 지역의 산업공동화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안산상공회의소 임도수 회장(67·보성파워텍 대표)은 "공장 신·증설을 규제하는 각종 정책이 반월·시화공단내 중견기업의 중국 베트남 등 외국행을 촉진하거나 사업포기의 빌미를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회장은 경기도 반월·시화공단내 3천4백여개 중소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안산상의를 8년째 이끌고 있다.


반월공단이 처음 문을 연 지난 80년 이곳에 둥지를 틀어 공단의 '살아있는 역사'로도 통한다.


특히 노사 환경 등 복잡한 현안이 돌출하면 '악역'을 자처하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스타일이어서 중소기업계에선 그를 '미스터 쓴소리''불도저' 등으로 부른다.


흡사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임 회장은 실제로 대한상의 감사로 활동하며 박 회장과 '코드'를 맞추고 있다.


임 회장은 "공단 입주업체수는 늘어나는 반면 근로자수는 줄고 있다"며 "입주 메리트가 사라져 공단을 떠난 중견업체의 빈자리를 소규모업체들이 차지한 결과"라고 말한다.


특히 아파트형공장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공단이 도시화되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인다.


그는 반월공단은 80년대초 서울소재 부품·소재업체를 대거 이전 시켜 탄생한 곳으로 당시 기준으론 이른바 거칠고 냄새나는 '3D'를 옮겨놓은 셈이라고 회고한다.


그런데 "날아온 돌이 박힌 돌을 내치는 격"으로 냄새를 피운다는 이유로 주변 아파트단지에서 염색업체 등의 타지역 이전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입주기업의 설땅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개탄한다.


임 회장은 이처럼 수도권 중소제조업체가 '동네 북'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경제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는 대기업의 출자총액제한 제도와 관련,"신규여신을 줄이는 등의 금융수단으로도 과도한 확장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데도 정부가 지나치게 나가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하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