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핵심 시장이다." 세계 최대 금융회사 씨티그룹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일본 제외)에 초점을 맞춰 향후 수년 내 이 지역 소비자금융 부문 수익 비중을 현재의 두배인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애쇽 바스와니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몰려있는 지역으로 중산층이 늘고 있고 소비자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며 "인도 중국을 비롯 아시아에서의 사업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카드사 퇴출될 것"=지난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씨티그룹 소비자금융은 이 지역에서 연 20%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아시아지역 순익은 8억3천7백만달러로,씨티의 전체 소비자금융 사업부 순익의 8%를 차지했다. 올해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스와니 CEO는 아시아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특히 신용카드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아시아 지역 내 최대 카드사임에도 불구,시장 점유율은 6%에 불과한 상태다. 아직까지는 지역에 기반을 둔 카드사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신용카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수록 우리를 따라 잡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소규모 카드사들은 조만간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스와니 CEO는 특정 은행의 인수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의 지분 매입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시아 대형 금융사 각축장=FT는 씨티그룹이 이처럼 아시아에 집중하는 것은 아시아가 국제적 금융 그룹들의 격전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금융서비스 그룹이 없는 데다 각국의 금융 시장이 쪼개져있어 국제적 대형 은행들이 향후 몇 년간 아시아 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HSBC,스탠다드차타드 등 씨티에 비해 아시아지역의 뿌리가 깊은 경쟁 은행들도 이 지역에서의 영업 확장 의지를 계속 보여왔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씨티가 최근 몇 년새 거둔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고객 차별화,신상품 개발,광범위한 고객채널 등 시장 확대를 위한 씨티의 전략은 경쟁사들도 비슷하게 추구하고 있어 대형 은행들이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일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