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왕국 소니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본 내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소니는 지난해 캐논에 뒤진 데 이어 올해는 7위로 주저앉았다. 히토쓰바시대학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기업가치 2004년판'을 통해 "일본 메이커를 대표해 온 소니의 브랜드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보다 5천억엔 이상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다. 경쟁사보다 디지털가전 상품화에 뒤처졌고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히토쓰바시대의 이토 교수는 "최고경영자(CEO)가 몇 년 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주력한다고 했다가 다시 제조업이 핵심이라고 밝히는 등 경영 방침이 혼란스러운 게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도요타자동차는 3년 연속으로 기업 브랜드 가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도요타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6조8천5백85억엔으로 평가됐다. 도요타는 2년째 순익 1조엔을 내는 등 경영 실적이 좋은데다 환경 대책에도 발빠르게 대처,회사 이미지가 크게 좋아졌다는 게 이토 교수의 설명이다. 내년 여름부터 고급 승용차 렉서스를 일본 시장에 투입,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로 9회째인 이번 조사에서는 도요타 외에도 혼다 닛산 등 3대 자동차 메이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닛산자동차는 브랜드 가치가 전년보다 1조5천5백억엔 늘어나 상위 20위사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카를로스 곤 사장이 주도해온 경영 혁신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캐논은 2년째 3위 자리를 지켰다. 이 밖에 10위권에는 NTT도코모 NTT 등 통신 업체와 수익률 1위 업체로 유명한 다케다약품 등이 올랐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