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량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응,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백기사'로 나서 주목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7일 자체 운용하는 사모펀드를 통해 SK㈜ 주식 4백30만5천5백27주(3.4%)를 SK건설로부터 매입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투운용이 이번 지분 매입을 계기로 SK㈜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투운용측도 "지분을 매입한 사모펀드의 자금 주체는 밝힐 수 없지만 SK측에 우호적인 유럽계 자금"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권성철 한투운용 사장은 "외국인의 부당한 간섭에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해왔지만 앞으로는 국내 우량 기업과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었다. 한투운용 외에 다른 기관들도 의결권 행사를 통해 SK㈜와 소버린자산운용간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계획이다. SK㈜ 지분을 갖고 있는 한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향후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지면 SK㈜ 편에 설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SK㈜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정체가 불투명한 외국계와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 수익자 권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개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최근 들어 기관이 주식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며 시장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외국인 공격 대상 기업들의 든든한 원군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