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특허침해 위험수위 .. 차.반도체등 무차별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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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의 마구잡이식 특허 침해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쉬쉬하며 이뤄지던 특허 침해가 최근 들어 노골적으로 이뤄지면서 관련 기업들은 소송을 통해 지재권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GM대우는 최근 중국 처리(Chery) 자동차가 경차 '마티즈'의 지재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상하이 제2고등법원에 '불공정 경쟁 방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GM대우는 처리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디자인 특허들에 대한 무효 신청서도 냈다.
회사측은 처리사가 마티즈의 중국 시판 6개월 전부터 유사품인 '처리QQ'를 생산해 왔다고 주장했다.
처리QQ는 중국 현지에서 시보레 스파크보다 1백만원 이상 싼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GM 영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에 자사 브랜드가 불법으로 부착된 USB메모리가 유통됨에 따라 브랜드 무단 복제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삼성은 브랜드를 도용한 업체를 적발해 베이징시 공상관리국에 고발하는 한편 이같은 사태가 재발할 경우 엄중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2002년 '음식조리시 사용되는 적외선 센서 채용관련 기술구조 도용'을 사유로 중국 거란쓰를 상대로 소송을 냈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을 베끼는 사례도 있다. 중국 텐센트는 지난 10월 넥슨의 '크레이지 비엔비'를 그대로 베낀 'QQ탕'이라는 게임을 만들어 버젓이 선보였다. 넥슨은 중국 판매업체인 샨다이와 공동으로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교묘한 상표권 침해로 한국 기업의 신용이 떨어지는 최악의 상태도 발생하고 있다.
산둥성 칭다오 의류용 지퍼생산업체인 YBS는 중국 의류업체로부터 "불량품이 많다"는 불평을 들었다.
안정찬 YBS칭다오법인장은 "교묘하게 위조된 가짜 상품이 버젓이 중국 의류업체에 납품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올들어서만 30여건을 적발해 중국 공상행정국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마시마로' 캐릭터를 관리하는 CLKO는 도서 부문은 물론 완구 문구 등의 '짝퉁' 시장을 통해 캐릭터 무단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김성훈 실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문화산업포럼에서 "최근 2년새 손실 규모가 1억위안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시다' 불법 상표 도용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CJ는 지난 7월 중국 당국을 설득해 옌지시의 시(西)시장에서 합동 단속을 벌였다.
유혁만 CJ 중국 식품법인장은 "단속 후 몇일 동안 상표 도용이 뜸해지다가 한달 정도 지나면 디자인이나 색상을 바꾼 유사 상표가 기승을 부린다."고 설명했다.
한국 일본 기업 등으로부터 항의가 쏟아지자 중국 정부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는 처벌이 가벼운데다 재판기간도 길어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게 중국 진출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사업초기부터 전담반을 설치하고 상표 및 특허 등록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한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 정부와 지적재산권 보호협정을 맺는 등 대응책 강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익원 기자·오광진 베이징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