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기행'.. 겨울바다 수놓은 '154개의 전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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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조도면은 유인도 35개, 무인도 1백19개로 이뤄진 대한민국 최대의 섬 밀집지역이다.
진도 남서부에 위치한 조도의 도리산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에 흩뿌린 듯 펼쳐진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도면에는 2만5천평 전체가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뤄진 낚시천국 병풍도,사자가 포효하고 있는 형상의 광대도,다섯 선녀가 내려와 놀다갔다는 방아섬 등 다양한 사연이 담긴 섬들이 흩어져 있다.
조도면의 많은 섬 중에서도 관매도는 해수욕장과 송림을 갖춰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꼽힌다.
3㎞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해 썰물때는 해변에서 수백m까지 모래밭이 드러난다.
드넓게 펼쳐진 인적 드문 모래밭은 겨울 바다를 찾는 이들에게 가슴 트이는 상쾌함과 함께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모래는 밀가루처럼 부드러워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듯한 감촉을 느끼게 한다.
해수욕장 뒤편으로는 3만여평의 송림이 조성돼 있다.
3백년 이상 된 소나무들이 우거진 이곳에는 어린아이가 죽으면 망태기에 담아 나무에 걸어 놓는 풍습이 있었단다.
풍장이라 불리는 장례법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숲 근처에 가기를 두려워했다.
지금도 아름드리 소나무가 예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이같은 연유에서다.
숲은 해송으로 이뤄졌다.
해송에는 비늘 형상의 두꺼운 껍질이 덮인다.
옛 장군들의 갑옷을 연상케 하는 모양이다.
애국가 2절의 가사에 나오는 '철갑을 두른 듯'한 소나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풍란이나 일엽초가 소나무 줄기에 털이 난 것처럼 기생하고 있는 진기한 광경도 목격할 수 있다.
숲 옆에 자리잡은 천연기념물 212호 후박나무(높이 18m,둘레 3.41m)는 신비감을 준다.
진도=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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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목포까지 간 뒤 영산호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77번 국도~우수영을 차례로 거치면 진도에 도달한다.
목포에서 1시간 남짓 걸린다.
조도는 진도 팽목항(061-542-5383)에서 농협철부선이나 여객선을 타면 갈 수 있다.
성인 3천원.자동차를 싣고 가려면 1만4천원을 내면 된다.
관매도까지는 팽목항에서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을 타거나 조도 선창가에서 작은 배로 갈아타고 들어갈 수 있다.
진도향토문화회관 근처에 자리잡은 사랑방음식점(061-544-4117)에 가면 찰바지락 회를 맛볼 수 있다.
찰바지락에 쪽파와 채 썬 배,참기름,깨소금,설탕 등을 넣고 고춧가루로 버무리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미각을 자극한다.
바지락회는 젓가락이 아닌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한 접시 2만5천원.진도군청 근처 궁전식당(061-544-1500)에선 진도 특산물인 듬북(모자반과에 속하는 해초)국을 만든다.
갯바위에서 채취되는 듬북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돼 다른 곳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6천원.진도관광안내소(061)544-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