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들이 완연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말부터 이달초까지의 급등세와는 딴판이다. POSCP 주가는 지난 2일 20만5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이후 열흘새 10% 하락했다. 지난 1일 1만9천4백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동국제강도 역시 열흘만에 15% 추락,1만7천원대로 주저앉았다. 철강주 주가 등락은 원자재 가격 변화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름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이 11월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업황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후 도이치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철강 업종의 호황이 꼭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철강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들 증권사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어서 실적도 그만큼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 세계 경기 성장률이 올해만 못할 것이란 전망도 경기 변화에 민감한 철강주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주요 조사기관들은 철강 업황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철광석과 석탄의 가격이 내년에 급등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수요는 크게 늘고 있는데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문제는 철광석을 가공해 만들어지는 철강 제품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제품별로 가격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철강 등에 사용되는 판재류는 극심한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내년에도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건설에 사용되는 봉형류는 건설 경기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 수요가 줄어 값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봉형강류는 한국과 중국의 건설경기 둔화에다 중국 업체들의 수출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가격 약세가 예상된다"며 "판재류를 생산하는 POSCO와 동국제강 등이 봉형강류를 생산하는 INI스틸 등에 비해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