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는 지금 '교수 쟁탈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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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08년 법률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을 앞두고 실무경력을 갖춘 유능한 법학교수를 확보하기 위한 스카우트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실무경험을 갖춘 전임교수 확보가 로스쿨 설립에 필수 요건이지만 그런 인력풀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무에 밝은 현직 판검사들은 낮은 연봉에다 연구까지 해야하는 대학에 가는 것을 꺼리고 있어 대학들은 타대학 교수를 스카우트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19일 대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학들은 2005학년도 교수초빙 공고를 통해 법학과 교수를 대거 충원하고 있다.
연세대는 변호사 자격 소지자를 대상으로 4명 이상을,단국대도 변호사 자격 취득 후 5년 이상 실무경험이 있는 사람 4명을 뽑겠다고 공고했다.
부산대는 5명을,고려대와 인하대,한국외대도 4명을 각각 충원한다.
3명 이상을 뽑는 곳도 경희대 서울시립대 전남대 광운대 등 10여개에 달한다.
이는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가 로스쿨 설립 요건으로 △전임교수 최소 20∼25명 △전임교수 대 학생 비율 1 대 15 혹은 1 대 12 이하 △전임교수 중 5년 이상 법조 등 실무경력자 20∼30% 이상 등을 제시했기 때문.
대부분의 대학이 이 조건을 맞추려면 설립심사가 끝나는 2006년 말까지 법학교수 20∼30명을 추가로 뽑아야 한다.
실정이 이렇지만 실제 대학의 입맛에 맞는 인력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연세대 법대 박상기 학장은 "실무경력을 갖춘 인력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이번에 4명을 뽑으려 했는데 3명을 충원하는 데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단국대 법학부 김석현 주임교수는 "설립 요건을 맞추려면 향후 2년간 전임교수 21명을 추가로 뽑아야 하는데 대학들이 다 로스쿨을 준비한다고 동시다발적으로 임용공고를 내니까 뽑고 싶은 사람을 뽑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타대학 교수를 스카우트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대학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화여대는 올 2학기에 서울시립대 강동범 교수와 한림대 오종근 교수,김현철 강원대 교수를 스카우트했다.
성균관대도 2003년 3월 계명대 강현호 교수,2003년 9월에는 홍익대 정재황,한양대 지원림 교수를,2004년 9월에는 영남대 정상현 교수를 각각 초빙했다.
이화여대 법대 정태윤 교수는 "2005학년도 교수초빙을 위해 따로 공고하지는 않았지만 실무경력을 갖춘 교수 몇 분을 특채 형식으로 영입키로 했다"며 "실력 있는 인력은 공채를 통해 뽑기 어려워 개별로 접촉한 뒤 특채하는 형식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는 전임교수 26명이 있지만 로스쿨 설립에 필요한 실무경력을 갖춘 교수는 4명뿐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