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롯데칠성 태광산업 등 주가가 10만원이 넘는 소위 '황제주'는 20일 부터 1주씩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거래소 종목의 경우 장마감후 시간외 거래를 제외하고는 10주이상 거래를 해야 했다. 쌈지돈을 갖고 거래소시장을 찾는 개인투자자에게도 앞으로 초우량 고가주가 더이상 '그림의 떡'이 아닌 셈이다. 이는 초고가 종목의 단점으로 꼽히는 취약한 유동성을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월 20-30만원의 소액을 적립식 랩어카운트에 불입해 고가주식을 꾸준히 매입할수 있게된 점도 관련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액투자자 가세로 유동성 보강 10만원 이상 고가주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보통주 13개,우선주 10개 등 모두 23개 종목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은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매해 거래량이 많지만,롯데칠성 남양유업 등 대부분의 종목은 하루 몇백주 정도 거래되는 게 보통이다. 주가가 워낙 비싸 소액을 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어서다. 예컨대 롯데칠성을 지난 주말 종가(87만5천원)로 사려면 지금까지는 적어도 8백75만원이 필요했다. 삼성전자 역시 4백44만원이 있어야 가장 작은 규모로 매매가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10주 룰'의 부담에서 벗어나 유동성이 대폭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조한표 한투증권 책임연구원은 "몇십만원으로도 삼성전자 포스코 등을 매매할 수 있게 돼 우량주에 대한 개인의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사실상 액면분할과 같은 유동성 증대 효과가 나타나 관련 종목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또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적은 주문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립식 랩 투자자에게 호재 개인투자자에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적립식 랩어카운트의 경우 초우량주를 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정기적금 붓듯이 소액을 매월 적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십만원짜리 주식을 10주 이상 사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적립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대개 장기투자자여서 이들 고가 우량주를 편입하고 싶어하지만,현실이 따라주지 못했던 것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적은 돈으로 우량주를 포함해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게 됐다"며 "적립식 랩어카운트에 가입한 투자자나 운용하는 측에서 보면 종목 선택의 제약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물론 단주 거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홍순표 한양증권 선임연구원은 "단주 거래가 허용되더라도 단기 수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개인투자자들의 저가주 선호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초우량주를 사기 위한 제약조건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우량주 중심의 거래문화가 형성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조주현·김성택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