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금융大戰] 은행ㆍ보험ㆍ카드 고객잡기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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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전(大戰)'의 막이 올랐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사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은행장 등 금융회사의 CEO(최고경영자)들은 잇따라 '금융전쟁'을 내년 화두로 던져 금융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전쟁은 수익성,시장점유율,리스크관리등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지만 궁극적 목표는 "누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느냐"다.
하지만 예금및 대출,보험,카드등 금융서비스 성장세는 최근 내수경기 침체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둔화되는 추세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신규 고객을 창출하면서 영토를 확장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금융전쟁을 다름 아닌 고객쟁탈전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회사들은 고객유치를 위해 보다 질 높고 값싼 금융상품을 내놓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한 차원 높은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은 고금리 특판상품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부자고객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잇따라 확충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마케팅에 전력 질주하고 있다.
흑자경영을 달성한 카드사들은 할인혜택을 늘리고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다시 경쟁체제로 들어갔다.
[ Bank ]
은행들은 저금리에 못이겨 이탈 조짐을 보이는 고객을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다.
일반 정기예금에다 0.4∼0.5%포인트의 금리를 얹어주는 고금리 예금을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연 3.8∼3.9%의 금리를 적용하는 국민은행의 특판예금은 7일 만에 3조7천7백억원을 끌어모았다.
연 4%인 외환은행의 특판예금에도 8일간 7천2백억원이 몰렸다.
조흥은행이 지난 15일부터 선보인 연 3.9%의 특판예금도 하루 만에 2천3백억원어치가 팔려 한도 5천억원이 조기 소진될 전망이다.
연 4.1%의 씨티은행 특판예금에도 열흘여 만에 4천억원이 몰렸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일반예금보다 0.5%포인트 높은 특판상품의 조건은 매우 파격적인 것"이라며 "확정금리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은 특판예금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유했다.
그는 "내년에 은행 예금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연 4%대에 육박하는 예금상품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또 부자 고객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신 기준으로 5억∼10억원 이상의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부유층이 밀집한 지역에 경쟁적으로 개설하고 있는 것.
국민은행은 지난 15일 서울 명동에 PB센터(골드 앤 와이즈) 16호점을 오픈했다.
하루 전인 14일에는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이 분당 파크뷰 단지와 서울 압구정동에 나란히 PB센터를 개점했다.
이 밖에 하나 우리 신한 기업 제일은행 등도 PB센터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일반 지점을 축소하면서 PB센터를 늘리는 것은 수익 기여도가 높은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선진 은행의 경우 '80 대 20의 룰'이 적용된다.
은행 수익 가운데 80%가 상위 20%의 부자 고객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PB센터가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건강 레저 컨설팅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부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금융계는 국내에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호들은 약 5만5천명이며,이들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은 총 2백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백조원의 시장을 둘러싼 은행간 PB전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Insurance ]
보험사의 시장 쟁탈전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손해시장에선 '통합보험'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통합보험은 암보험,자동차보험,상해보험 등에 따로 가입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하나의 보험가입으로 여러가지 위험을 모두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손보사의 간판상품으로 급부상하면서 삼성화재 동부화재 LG화재 현대해상 동양화재의 판매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손보사들은 또 "30분내 사고 현장에 오지 않으면 1만원 상품권 드립니다(다음다이렉트)""보험금을 현장에서 핸드폰으로 5분내 지급할 수 있습니다(현대해상)"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보상서비스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상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입 소문이 자동차보험 선택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보상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그 우수성을 알리는 마케팅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보사들은 변액유니버셜보험에서 진검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생보사의 주력상품으로 떠오른 변액유니버셜 보험상품은 보험의 장기적인 보장기능은 물론 은행의 장점인 자유입출금 기능과 투신사의 실적배당 기능이 복합된 선진형 종합금융상품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푸르덴셜 알리안츠등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 Credit Card ]
신용카드사들이 부실의 늪에서 탈출,흑자경영으로 돌아서자 다시금 경쟁에 나설 태세다.
특히 부실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롯데 신한 현대카드 등 후발 3사의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연말연시를 겨냥해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등 경품 행사,아웃백스테이크 이용고객 10% 할인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
카드사들은 또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플래티넘 카드에 대해선 확대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비씨와 삼성카드 등에 비해 플래티넘 카드 회원 확보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LG카드와 현대카드도 신 상품을 내놓고 있다.
LG카드는 올들어 기존 고객 중 신용도가 높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플래티넘 카드 회원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카드 역시 지난달 '현대카드M 플래티늄'과 '현대카드S 플래티늄' 카드를 새로 출시했다.
삼성카드는 골프 회원을 위한 삼성 플래티늄 골프카드,여성고객을 위한 로즈 플래티늄 카드 등 고객 세분화에 따른 특화 플래티넘 카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