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증권시장의 대표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는 그 동안 주가가 너무 높아 개인 투자자들이 엄두를 내기에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가가 10만원이 넘는 고가종목에 대해서는 한 주씩 사고 팔 수 있게 됐는데요. 단주 매매 허용에 따른 영향을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도 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삼성전자를 한 주씩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한 주씩이라고 해도 40만원이 넘지요… 어쨌든 개인 투자자들도 이제는 한 번 대형 우량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됐군요. -흔히 일반 투자자들에게 권고하는 것이 시장의 우량주를 사서 장기 보유하라는 것인데요. -그렇게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대부분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런 우량주들이 대부분 주가가 높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사고 싶어도 손을 못 댄 것이 사실입니다. -아시다시피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은 최소 매매 단위가 10주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같으면 최소한 5백만원 정도는 있어야 매매를 할 수 있었는데… -오늘부터는 한 주씩 사고 팔 수 있으니까, 50만원 정도만 있으면 일단 매매하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참고로 이전에도 단주 매매가 전혀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고요. -9시부터 3시까지 정규 시간 이외에 시간외 거래에서는 한 주씩 사고 팔 수 있었습니다. -이번 조치는 정규 시간 중에도 코스닥 시장처럼 한 주씩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죠. (앵커) 대상 종목이 주가가 10만원을 넘는 종목들 아닙니까? 그렇다면, 몇 종목이나 됩니까? -지난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10만원을 넘는 종목들만 한 주씩 사고 팔 수 있고요. -나머지 종목들은 그대로 10주 단위로 거래해야 합니다. -금요일 종가 기준 10만원을 넘는 종목은 모두 23종목인데요. -롯데칠성, 롯데제과, 삼성전자, 태광산업, 남양유업 등 보통주가 13종목 그리고 롯데칠성 우선주와 대창공업 우선주, 그리고 삼성전자 우선주 등 우선주가 10종목입니다. -대개 업력이 오래된 고가 자산주들이 대부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단주 매매로 수백억원씩 굴리는 기관 투자가 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도 우량주 매매에 참여할 수 있게 됐는데요. 시장에서는 단주 매매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시장 분석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데요. -일단, 단주 매매가 주식 액면 가치를 1/10로 줄이는 액면 분할과 비슷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입니다. -지금 SK텔레콤 주가가 19만원을 조금 넘고 있는데요. -원래는 190만원이 넘는 종목 아닙니까? -액면가를 5천원에서 5백원으로 줄이다 보니까 주가도 그만큼 조정되고 그에 따라서 투자자들의 참여도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한번 사려면 5백만원이 필요하던 것이 50만원으로 줄어드니까 그만큼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는 어차피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장기투자를 하지 않는 한 이 같은 대형주 매매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외국인이나 기관 등 이른바 큰 손이 좌지우지하는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권을 갖고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죠. -따라서, 계속 개인투자자는 중소형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일단 개인투자자가 고가 종목에 접근하는데 장애가 됐던 요인을 해소했다… 이런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이 때문에 당장 개인 투자자들이 우량주 매입을 위해 몰릴 것이다… 이렇게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고가 자산주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어날 듯합니다. (앵커) 자산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 어떤 의미입니까? -앞서 보셨듯이 주가가 10만원 이상 넘는 종목들은 대부분 업력이 오래되고 유통 주식 수도 많지 않은 고가 자산주가 대부분인데요. -이들 종목의 특징이 매년 수익이 꼬박꼬박 늘고 있고… 또 수익이 늘어나는 데 비해 신규 투자는 특별히 소요되는 것이 없고… 시장은 거의 독점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시장 지배력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계속 자산이 불어나면서 주식 가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기업들인데요. -롯데칠성이나 남양유업, 태광산업, 신세계, 태평양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종목들처럼 성장성은 아주 높다고 볼 수 없지만 주당 자산 가치가 우수한 종목들을 고가 자산주라고 하는데요. -이들 종목이 이제 단주 매매가 허용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가치가 뛰어난 만큼 여간해서는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특징도 있고요. -또, 사모펀드 도입이라든가, 종목 재평가 등이 최근 부각되면서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이 갈수록 선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앞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 못지 않게 자산 가치가 뛰어난 종목이 시장의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최근 늘고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