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레이더가 돌아오고 있다.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2000년 초 인터넷 버블 붕괴 이후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던 데이트레이더들이 속속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전했다. ◆거래량 급증=미국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11월 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채 두달도 되지 않는 기간 1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수 상승과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거래량 증가다. 다우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거래량은 미 대선 전 하루 평균 1천5백만주 안팎이었으나 최근에는 2천만주에 육박하고 있다. 대선 전 하루 평균 20억주 전후이던 나스닥의 거래량도 최근에는 23억∼25억주로 늘어났다. 거래량 증가는 물론 시장이 활성화되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으나 데이트레이더들의 거래가 활발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스닥에 상장된 '시리우스 새털라이트 라디오'라는 기업의 주식은 지난 8일 하루에만 27%나 폭락했는데 하루 거래량이 무려 5억주에 달했다. 이는 당일 나스닥 전체 거래량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리서치 업체 '샌들러 오닐 앤드 파트너'의 이사 리처드 레페토는 "데이트레이더들이 가세하지 않고는 한 주식에서 이런 대규모 거래량이 터질 수 없다"고 말했다. 아메리트레이드,찰스슈왑,E트레이드 등 온라인 증권사 이용 고객이 최근 증가한 것도 데이트레이딩이 늘었다는 간접적인 증거다. 시장 관계자들은 "특정 주식의 거래량이 급증한다는 것은 바로 데이트레이더가 돌아왔다는 반증"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만 살아남는다=데이트레이더들이 다시 시장에 돌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옛날의 그들이 아니다. 지난 90년대 말 주식시장 호황에 편승해 마구잡이로 단타를 치던 '어중이떠중이'는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트레이딩 업체 HLV캐피털의 사장 찰스 바카로는 "요즘엔 사전 지식 없이 즉흥적으로 데이트레이딩에 뛰어드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전문성과 시장에 대한 풍부한 지식 및 경험을 갖춘,그야말로 '고수'들만 데이트레이딩 전선에 몰려든다는 얘기다. 특히 고학력에 젊고 똑똑한 인재들이 최신 투자기법으로 중무장하고 데이트레이딩에 뛰어드는 게 최근 추세다. 데이트레이딩 뉴스레터 발행자인 크리스토퍼 워시는 "3년간의 고통스러운 시간은 수많은 데이트레이더를 이 바닥에서 떠나게 만들었다"며 이제는 그야말로 '선수'들만 남았다고 설명한다. 데이트레이딩에 전문성이 크게 요구되면서 데이트레이더를 상대로 위험 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도 늘고 있다. HLV캐피털의 매니저 에릭 솔로몬은 "신참들에게는 거래 기법보다 트레이더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것부터 가르친다"고 강조한다. '손실난 주식은 안고 가지 말라''시장에 대해 예측하려 들지 말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북미 증권업협회 회장인 조 보그는 "요즘 데이트레이더들은 수적인 면에서는 90년대 말에 비해 뒤지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