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토박이 기업인 부산은행은 '버는 만큼 지역민과 나눈다'는 모토로 전 직원이 정기적으로 이웃사랑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의 영광재활원.부산은행 직원 20여명이 몸이 불편한 재활원 식구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청소 봉사에 나섰다. 김창고 부산은행 상무는 "한 달에 한 번 재활원을 찾아 봉사를 하면서 마음이 한껏 넉넉해졌다"며 "남을 돕는 것은 곧 자기자신을 정화하는 작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이 조직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2년 말 심훈 부산은행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해오던 봉사활동을 전직원이 참여하는 조직 봉사활동으로 바꿨다. 은행장을 단장으로 지역봉사단을 구성해 15개 지구대 2천6백명이 매월 둘째 토요일마다 부산 지역에서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벌인다. 처음에는 이를 귀찮게 여기던 직원도 없지 않았지만 '남을 돕는 기쁨'을 알아가면서 자발적 참여자가 확산됐다고 한다. 부산은행은 2003년 4월 전국 금융권 최초로 봉사 전담조직인 지역사회공헌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해수욕장 청소와 온천 살리기 환경정화운동을 펼친다. 회사차원이 아닌 직원들의 자체 봉사활동도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직원 2천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웃사랑 모임 코스모스회는 월급에서 회원들이 신청한 금액을 떼내 봉사자금으로 모은다. 지금까지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돕기,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피해동포 돕기에 성금을 냈다. 12명으로 출발한 자원봉사 동아리인 조은이웃도 설립 2년만에 회원이 83명으로 늘었고 토요일마다 노숙자 무료급식과 사랑의 인공신장실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조합도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사랑의 호프데이를 4년째 열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 한 경영연구원이 선정하는 '2004년 사회공헌 기업대상'의 지역사회발전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심훈 행장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사회공헌도를 높여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임직원들의 봉사마인드가 자리를 잡은 만큼 다양한 공헌 아이템을 연구해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