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도입 예정인 증권관련 집단소송제가 당초 정부 계획대로 유예기간 없이 시행될 전망이다. 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도 원칙적으로 허용키로 하는 등 정부·여당이 최근 쟁점이 됐던 주요 경제법안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양상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확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20일 집단소송제의 내년 시행을 유예해 달라는 재계의 건의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법사위 의원들은 최근 법무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시행유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유예기간 부여에 반대한다"며 "법률의 일관성 측면에서 집단소송법 시행을 수일 앞두고 유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주중 재경위 및 법사위 연석회의를 열어 집단소송제 유예문제를 논의할 계획을 세웠다가 회의 일정 자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재형 정책위원장은 "상황이 이런데 (회의를 열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연기금의 의결권 논란과 관련,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에 '기금관리 주체는 보유주식 의결권을 기금의 이익을 위해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행사하고 그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어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근혜 대표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민간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의결권까지 행사토록 하는 것은 민간 기업들이 전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해 '연금사회주의'로 가는 길을 트게 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여당은 국민연금법 기금관리기본법 등을 민생법안이라고 하는데,그 속을 들여다 보면 민생에 큰 고통을 주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집단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유예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