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재결선투표 실시를 앞두고 20일 밤(현지시간) 2시간 가량 열린 TV토론에서 야당 대선후보인 빅토르 유시첸코(50)와 빅토르야누코비치(54) 총리는 표심 확보를 위해 격돌했다. 유시첸코 후보는 "우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지난달 21일 치러진 결선투표가적과 그의 팀에 의해 도둑맞았기 때문"이라며 "당신(야누코비치)은 300만표를 훔쳤다"고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21일 치러진 결선투표는 야누코비치 총리가 공식적으론 승리했으나 이에대한 유시첸코측의 이의 제기로 촉발된 혼란 끝에 대법원이 선거과정상의 문제를 들어 투표결과를 무효화했다. 유시첸코 후보는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한 상징색인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고 출연해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반면 야누코비치 총리는 파란색의 넥타이를 매고 출연했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유시첸코 후보의 주장에 대해 "대법원의 결정은 정치적이었다. 이 같은 결정은 보복이며 이 보복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2년간 총리로 재직해온 현정부와 거리를 두면서 유시첸코 후보가 선거과정에서 협력하지 않으면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정통성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키예프 광장에 있던 사람들이 혁명의 불을 댕겼고 나는 그들과 같은 입장"이라며 이전과 전혀 다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우리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를 둘로 나눴다. 따라서 우리는 선거 후 정국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 등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두 사람은 힘을 모아 현재의 낡은 정부를 퇴장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중 한 명은 이 나라의 일부를 위한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이라고주장했으나, 유시첸코 후보는 "당신은 현 정권의 후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두 후보는 국제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유시첸코 후보는 "이제는 독립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은 모스크바측에 의해 선출돼선 안된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은 자유의지에 따라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누코비치 총리가 유시첸코 후보의 선거자금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자 유시첸코 후보는 "당신은 내가 러시아나 미국의 돈을 받았는지 여부를 직접 물을 줄 알았다"면서 "당신에게 솔직하게 말해 내 손은 깨끗하다"고 말했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TV토론에서 거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는 특히 토론 마지막 발언을 통해 "이번 선거과정에서 몇몇 부적절한 상황이 발생한데 대해 여러분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정치 전문가들은 유시첸코 후보가 이번 TV토론에서 야누코비치총리를 수월하게 누르고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키예프 APㆍAFP=연합뉴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