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은 2007년 4·4분기 사업보고서부터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도록 규정한 새로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에 따라 자기자본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유상증자 또는 이익 내부유보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하며,신용도가 나쁜 기업은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금리도 올라갈 전망이다. ▶한경 10월20일자 A1,5면 참고 ◆2007년말부터 신BIS적용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충실하게 만들고 위험관리를 선진화하기 위해 2007년말을 목표로 신BIS협약(바젤협약Ⅱ)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21일 발표했다. 신BIS협약이란 돈을 빌려간 기업에 대해 신용위험을 좀더 정교하게 평가하도록 규정한 기준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1백%의 신용위험 가중치를 부과했으나 2007년말부터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달리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이 제시하는 기준에 따르지 않고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별 은행의 위험관리 능력을 차별화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은 개별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할 경우 구체적인 측정방법을 공시해야 한다. 또 은행 내부의 부적절한 여신절차나 외부사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도 자기자본 산출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대한 평가함으로써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신용도 낮은 기업들 어려워질듯 위험에 대한 가중치를 여러 군데에서 반영함에 따라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은 평균 1∼2%포인트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여신이나 운용자산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수 은행들이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순이익을 내부 유보하거나 유상증자를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또 신용위험도가 높은 기업에 대해 대출을 줄이는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투기등급(BB+이하)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우대조항을 적용받기 때문에 위험가중치가 현행 BIS협약에 비해 줄어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소기업 평균 위험가중치가 현행 75%에서 2007년말 이후에는 71%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시장에서 투자등급(BBB-이상)기업들은 지금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기등급 기업의 채권은 제대로 팔리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BIS협약 도입에 따른 기업금융 기준 강화는 불가피하다"며 "은행들이 앞으로 2,3년간 준비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