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1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4자회담'을 오전과 오후에 걸쳐 잇달아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법안' 처리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이날 오후 늦게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는 등 마지막 진통을 거듭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마지막 담판'을 시도했지만 합의도출에 실패,회담을 오후로 넘기는 등 막바지 기싸움을 벌였다. 회의 시작부터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쳐 막바지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 의장이 "국민들이 지켜보며 기대하고 있는 만큼 여야가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자"고 말문을 열자 박 대표는 곧바로 "다수당이 소수당의 의견을 존중해 주지 않으면 소수당의 설자리가 없다. 소수당은 양보할 것이 별로 없다"며 강한 어조로 되받았다. 이에 천 원내대표가 "여야의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얼마든지 합리적 토론을 거쳐 처리할 수 있다"며 "여당이 많이 양보하겠다"고 말하자 박 대표는 "여당이 합의처리에 대해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응수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오전 회의 후 이 의장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천 원내대표도 "상호간 입장을 이해했고,차이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 같다"며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국가보안법을 비롯 4대 법안에 대해 여야가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 당 지도부와 협의를 거친 후 오후 4시30분 다시 만나 회담을 계속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4대법안'의 처리방식과 관련,국보법을 분리해 내년으로 넘기되 사립학교법 언론법 과거사법개정안 등 나머지 3개 법안은 연내에 처리한다는 데는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쟁점은 국보법 처리방식이었다. 열린우리당은 시기를 양보한 대신 '협의처리'를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합의처리' 입장을 고수,막판까지 논란을 벌였다. 양측은 다만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파병연장안 등은 연내 처리가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해영·양준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