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분수령...이번엔 890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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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 890선 돌파여부에 증시의 관심이 또 다시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3차례나 890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21일에도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대비 1.49포인트 밀린 882.82로 마감됐다.
890선 돌파가 힘겨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관론에 다소 힘을 싣고있다.
과거 890선 돌파에 실패한 3차례 경우와는 수급여건이나 주도업종 등이 달라 890선 돌파 가능성이 밝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인 매수세와 정보기술(IT) 경기의 본격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박스권 돌파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기술적 분석가인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전4기'에 성공할 경우 지수는 단기 목표치인 940선까지 올라가겠지만 실패하면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다"며 "지금 증시는 그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에 서있다"고 지적했다.
◆투신권 신규 자금 유입으로 수급 개선
낙관론의 근거는 긍정적인 수급 여건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800선 위에서도 투신 등 기관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는 게 과거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지수가 800선을 넘어서면 고객들의 환매 요구로 투신권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는데,지금은 오히려 신규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투신권 순수주식형펀드 잔액은 지수가 800선 위에서 맴돌던 최근 두 달새 8천8백14억원 급증,지난 7월 이후 5개월여 만에 15조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연말 배당을 노린 자금이 주식형펀드 쪽으로 몰리면서 그동안 급증 추세를 보였던 채권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정체상태다.
생보사의 주식매수자금인 변액보험으로 매달 1천억원씩 순유입되고,외국인이 지난 15일부터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수급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수급 여건에다 과거 890선 돌파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던 IT주가 최근 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이라며 "이달 중 890선을 무난히 돌파해 92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매매와 IT 회복 여부가 관건
반면 일각에선 외국인이 본격 순매수로 돌아서거나 IT의 추세적인 반전이 확인되지 않는 한 890선 돌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시적으로 돌파하더라도 차익 실현 물량 때문에 곧바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소폭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으나 여전히 중립적인 입장이 강하고,IT주 반등도 일시적인 성격이 짙다"며 "미심쩍은 펀더멘털과 개선되고 있는 수급 여건 구도 속에서 850∼890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LG필립스LCD 등 최근 지수 상승을 주도한 IT주가 단기 반등할 때마다 곧바로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