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짜리 콜금리부터 5년만기 국고채 수익률까지 장·단기 금리차가 불과 0.12%포인트로 줄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들어 단행한 두차례의 콜금리 인하(8,11월)가 실물경제를 살리는 효과는 못 낸 채 금리구조 왜곡과 자금 단기부동화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기 경제성장 추세를 반영하는 장기 국채(국고채 10년물) 수익률도 연 3%대로 내려가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도 밝지 못한 상황이다. ◆0.12%p에 몰린 장·단기금리 작년말 채권 수익률은 통화안정증권 1년물이 연 4.66%,국고채 3년물이 4.82%,5년물은 5.06%였다. 당시 한은의 콜금리 목표치는 연 3.75%.하루짜리 콜금리와 국고채 5년물 금리차는 1.31%포인트였고,통안증권 1년물과 국고채 5년물 금리차도 0.4%포인트대를 유지했다. 자금 성격에 따라 장·단기 투자대상을 선택할 정도는 됐던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가까이 흐른 지난 21일 콜금리는 연 3.25%,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연 3.37%로 격차가 0.12%포인트로 좁혀졌다. 통안증권 1년물(연 3.30%)과 국고채 5년물 격차도 불과 0.07%포인트다. 국고채 3년물(연 3.26%)은 콜금리와 거의 같아졌다. 채권의 만기가 무의미해진 셈이다. 게다가 콜금리 인하로 풀린 돈이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나 채권형펀드에 몰리면서 국고채 10년물까지 연 3.81%로 끌어내렸다. ◆금융구조 왜곡 지속될까 이처럼 채권 만기를 불문하고 수익률이 하루짜리 콜금리에 수렴하면서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은 자금의 단기부동화를 더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장·단기 금리가 비슷한 수준이면 향후 금리상승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장기 채권을 살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거래가 많은 국고채는 수요가 있지만 장기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는 설명이다. 연 3.8%대를 유지하는 국고채 10년물 금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기 성장추세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만큼 향후 경제성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그러나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은 대부분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는 없고 금리인하 예상이 압도적으로 많은 데 따른 현상인 만큼 유연한 통화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4.1∼4.2%대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과의 금리 역전상태가 장기화되면 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