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예탁원이 상호 변경과 소유구조 개편 안건을 다루기 위해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가 대주주인 증권거래소 등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증권예탁원은 21일 임시주총을 개회했으나 의결권이 있는 주식수 6백만주 가운데 1백15만9천9백주(19.33%) 만이 참석해 정족수 미달로 임시주총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지분 70.23%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거래소와 4.62%를 소유하고 있는 증권전산이 불참했다. 대주주 불참으로 주주총회가 무산된 것은 증권예탁원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초유의 주총 무산이라는 이날의 해프닝에 대해 통합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거래소와 예탁원이 벌인 힘겨루기로 해석하고 있다. 예탁원은 거래소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반면 거래소는 자회사인 예탁원에 대한 지배권을 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날 주총에 참석했다 허탕을 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 곳 모두 고객인 증권사 및 투자자의 이익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으로 소모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