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가 21일 iTV에 대해 재허가 추천을 거부함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방송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번에 재허가 추천이 거부된 것은 iTV 인천TV방송국과 iTV 광교산TV 중계소에 대한 것이며 FM 라디오는 2005년 말까지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 ◆왜 추천 거부됐나=방송위는 iTV 재허가 추천거부 이유로 △사업 수행을 위한 재정적 능력 부족 △방송발전을 위한 지원 계획과 사회환원 계획 불이행 △협찬 및 간접광고 규정의 반복적 위반 등을 꼽았다. iTV의 1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의 보유 주식이 우선주를 포함해 42.5%에 달해 방송법상 지분한도(30%)를 넘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방송위는 "iTV가 2001년 재허가 추천 당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백억원을 증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70억원밖에 증자하지 않았고 2003년 말 현재 누적적자가 총 자산(8백11억1천만원)보다 67억원이나 많은 8백78억원에 이르고 있다"며 "iTV는 현재 재무구조로 보아 방송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개선할 의지도 없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 발전이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기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방송위의 판단이다. ◆iTV 앞으로 어떻게 되나=방송위도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방송위원회측은 가능한 한 가까운 시일 안에 후속 조치 및 향후 절차를 논의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관련 부처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이번 결정이 새로운 사업자 선정과 자동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사업자 선정에 착수하더라도 현 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나 대한제당이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오히려 방송위의 재무구조 개선을 사실상 거부해 온 이들 대주주가 이번 결정을 계기로 사업체 청산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그 문제는 주주들과 회사의 문제이므로 알아서 처리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노·사 입장=iTV노사는 방송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iTV 노조는 전면 파업 철회,사측과의 대화 시도,지역 명망가와 실무진으로 구성된 제2창사 추진위원회 구성을 결정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는 반면 경영진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iTV 노조는 방송위의 발표 직후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결정이 지배주주에대한 퇴출결정이지 1천3백만 경기 인천 시청자의 시청권을 담보하는 유일한 지역방송에 대한 퇴출 결정이 아님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iTV 노조는 22일을 기해 지난 15일부터 실시해왔던 전면 파업을 철회할 것임을 밝혔다. iTV 노조 김명환 사무처장은 "지역 사회 명망가와 실무진으로 구성된 제2창사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iTV측과 대주주 동양제철화학은 재허가 추천 거부에 대해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입장 정리와 추후 수습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남석 iTV 심의홍보실장은 "긴급 간부회의를 진행 중이다. 회의가 끝나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