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보험업체인 미국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려는 한국 정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미 재계회의 미국측 위원장이기도 한 그린버그 회장은 미국 경영 전문잡지 '최고경영자' 12월호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집단소송 제도는 미국 사법체계의 가장 불행한 측면"이라고 지적하고 "한국 정부가 이를 도입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린버그 회장은 또 한국은 건전하고 활력있는 민주체제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근본적인 법치주의가 갑작스럽고 급진적인 변화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기업인들이 가질 수 있도록 정치적,경제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버그 회장은 한국이 글로벌 환경 속에서 번창하는 데에 대표적 걸림돌로 불안한 노사관계를 꼽았다. 그는 지난 여름 일련의 파업을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노사문제를 한국에 대한 투자 장애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핵문제도 외국인 투자의 걸림돌로 남아있다며 이 문제는 포용정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린버그 회장은 이러한 걸림돌에도 불구,전세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시장으로서,기업활동의 지역적 기반으로서 한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한국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3강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전략적 가치를 높여가는 수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