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교통카드 시스템 업체인 씨엔씨엔터프라이즈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담보로 맡긴 주식이 처분돼 대주주 지분율이 크게 떨어지자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씨엔씨엔터프라이즈 사외이사인 전원책 변호사는 22일 자신과 소액주주들이 연합해 이 회사 경영권을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함께 경영권을 인수키로 한 소액주주는 전 변호사를 포함해 5명이며 이들의 보유 지분은 1백46만주(8.32%)다. 씨엔씨엔터프라이즈는 전날 "신한상호저축은행이 전영삼 대표가 담보로 맡긴 지분 1백16만주(6.62%) 중 1백만주(5.70%)를 처분했다"고 야간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전 대표의 지분율은 7.62%에서 1.92%로 뚝 떨어졌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더라도 전 대표가 보유한 물량은 2.95%에 불과하다. 이는 경영권을 인수키로 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소액주주 대표인 전 변호사는 "전 대표는 회사 지배에 합당한 지분을 갖지 못하고 있고 지분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며 "정기주총에서 표대결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전 대표가 회사 예금을 부실한 자회사에 담보로 제공하는 등 방만하게 경영해 왔다"며 "이 때문에 사내 유보금이 3백억원에 달하던 회사가 자금악화설에 시달리게 됐다"고 비난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현 경영진이 지분을 늘릴 예정이며 소액주주들과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대주주 담보 지분 처분에 대한 공시에도 불구하고 지분 매입 경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