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서민들이 거주하는 임대아파트가 시공사의 부도로 대거 경매에 넘겨지고 있다. 특히 수백∼수천가구짜리 단지가 통째로 경매에 부쳐지는 사례가 빈발해 입주민들의 집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국임대아파트연합회(위원장 최재석)는 22일 "전국의 임대주택 1백만가구 가운데 40만가구가 부도 임대아파트"라고 밝힌 뒤 "채권단의 집단적인 경매로 부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1백20만명의 세입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경기 악화로 영세 시공업체들이 부도를 내면서 경매에 넘겨졌거나 경매 절차를 밟고 있는 임대아파트가 최소 10만가구 이상"이라고 말했다. 연합회측은 경매에 넘어가는 아파트의 대부분은 채권은행이 먼저 저당잡은 상태에서 세입자들이 입주했기 때문에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은 이날 "최근 6개월간 전국적으로 1백17개 단지,총 1만5천32가구가 경매에 넘겨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호남권이 44개 단지 6천2백34가구로 가장 많았으며,영남권 32개 단지(3천8백86가구),충청권 21개 단지(2천4백99가구),강원권 13개 단지(2천14가구) 등이다. 지지옥션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3백가구 이상 단지가 최소 10여개 이상 통째로 경매에 넘겨지고 있다. 오는 27일 울산지방법원에서는 장백건설 소유의 임대아파트 총 3천가구 중 6백27가구가 무더기로 경매에 부쳐진다. 한편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아 지어진 뒤 부도처리된 임대아파트는 작년 말 현재 총 14만6천6백78가구로 집계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