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5:50
수정2006.04.02 15:54
사회전반에 걸친 변화의 바람은 '가진 사람'이 '없는 사람'을 돕는 차원의 사회복지문화에도 예외 없이 불어 닥치고 있다.
사회 환원이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 항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사회사업은 단순한 회사이익의 일정부분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소위 'SRI(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책임투자)' 마케팅이 생존 전략 차원에서 각 기업의 윤리적 마인드를 바꿔놓고 있다.
유진크레베스(주)(대표 문영기 www.yujinkreves.com)는 회사이익보다 기업윤리를 우선시하며 일찌감치 '나눔 경영'을 실천,해외시장에서 국가이미지 제고에 일조하고 있는 기업이다.
스푼,포크 등 이른바 양식기를 생산,전량 유럽 전역에 수출하는 이 회사는 생산 공장을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 두고 있다.
지난 98년 베트남 호치민시 수출자유지역 공단에 설립된 공장엔 약 2천 명 가량의 현지인들이 '불량률 제로'를 기치로 내걸고 작업에 매달린다.
이 회사는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양식기 하나를 생산할 때마다 1원씩을 적립한다.
지난해에는 총 7,000만 PC를 생산해 7,000만원을 적립했다.
이 돈은 전액 베트남 심장병어린이 돕기에 사용된다.
유진크레베스(주)를 이끌고 있는 문영기 사장은 지난 2001년부터 심장병에 걸린 베트남어린이를 매년 국내로 데려와 무료로 수술을 시켜주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도움을 받은 베트남어린이는 약 30여 명.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한 후 현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문 사장이 경제사정과 의료시설 부족으로 고통 받는 심장병어린이에게 주목하게 된 건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의 모친인 여주기 회장은 21년 전 복지법인 한국선의은행을 설립한 장본인.평생을 어려운 이웃돕기에 헌신해 온 모친을 보면서 '나눔 경영' 마인드를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문 사장의 노력은 국내에서도 이어진다.
북한 식량 및 의류보내기 운동에서부터 결식아동 및 독거노인 지원사업,실직가정 돕기,치매노인 보호센터 개설까지 그의 '봉사활동 이력'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공존하는 기업이 강하다'고 했던가.
단시간이 아니라 꾸준하게 축적된 유진크레베스(주)의 사회적 기여는 장기적인 기업의 가치 창출로 보답되고 있다.
이 회사는 유럽을 비롯해 미국과 호주,독일,영국,네덜란드 등지로 다양한 양식기를 수출하면서 지난 2001년 무역의 날에는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개최된 여성경제인의 날 행사 때는 대통령산업포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하고 있는 유진크레베스(주)는 올해 2,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목표 초과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조 물량 대부분이 바이어의 주문생산방식(OEM)으로 이뤄지는 이 회사는 자체브랜드 '크레베스'를 통해 수출 판로를 점차 넓혀 나갈 계획이다.
"유럽 바이어들의 품질검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까다롭다"는 문 사장은 유진크레베스(주)가 세계 양식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이 엄격한 품질관리와 납기일 준수에 있었다고 분석한다.
용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공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그는 LG상사 패션기획팀 과장으로 근무하다 89년 대진정밀화학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유진크레베스(주)는 대진정밀화학을 네덜란드 업체에 매각한 후 지난 96년 설립한 제 2의 경영터전이다.
"가장 이상적인 '도움'은 상대방의 슬픔과 분노까지도 순환돼 공유할 수 있어야 이뤄진다"고 말하는 문 사장은 "베푸는 즐거움,나눔의 행복은 느껴본 사람만이 아는 묘약"이라고 했다.
(02)339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