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 수출규모가 4백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올 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예상치 2천5백억달러의 16.0%에 이르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이미 3백9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한국 전체 수출에서 16.7%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72년 수출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78년 1억달러 수출을 기록했고 85년 10억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94년 1백억달러 고지에 올랐다. 다시 7년뒤인 2001년 수출 규모를 2백억달러로 키웠고 3년만에 2배가 성장한 수출 4백억달러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동안 삼성전자의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 삼성전자는 단일기업으로 16.0%에 달하는 기여를 통해 '최고 수출 효자기업'의 위치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올들어 3·4분기까지 삼성전자가 올린 매출은 43조7천억원.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82.4%를 수출로 벌어들여 우리 경제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삼성전자의 수출 역사는 초기에 컬러TV 냉장고 등으로 시작됐다. 처음으로 국가 전체 수출액의 1%를 차지했던 지난 80년부터 컬러TV VTR 전자레인지 등 3대 제품이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파나마 칠레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수출이 가장 호조를 보였던 95년엔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D램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본격 등장했고 이어 LCD 휴대폰 등이 수출 대열에 가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같은 수출 성장의 역사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예고돼 있다. 특히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 삼성전자가 넘어야 할 산이다. 이런 위기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고강도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창사 35주년 메시지에서 "세계 경제 하락세,주력사업 시황 악화 등으로 내년 경영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금은 초일류로 가느냐 추락하느냐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또 최근 한 모임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초 내년도 기준 환율을 1천50원으로 설정했었는데 한때 1천1백원선까지 무너지는 등 변동 요인이 많다"며 "예년에는 연간 단위로 사업계획을 잡았지만 요즘은 3개월마다 다시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수출 채산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과 해외 생산을 계속해서 확대키로 했다. 또 글로벌 금융센터 구축을 통해 외환 관리도 보수적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별 해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벌여 수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실제로 북미 지역에선 '삼성 희망의 4계절'로 대표되는 자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러시아에선 문화 마케팅을,중국에선 고객만족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또 중남미에선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알리기 작업을 벌이고 있고 중동·아프리카에선 현지 기후 등에 맞는 지역 마케팅을,동남아에선 '한류 열풍'을 이어가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의 위상에 맞는 수출 성과를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해 전세계 시장에서 현지 사정을 감안한 지역별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고 있고 대형 스포츠 이벤트 등을 통해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