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분양이 잇따르고 있는 부산 지역에서 내년에 신규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가뜩이나 지역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어서 공급과잉에 따른 '역전세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23일 건설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부산지역에서 새로 입주하게 되는 아파트는 총 3만5천4백38가구에 이른다. 올해도 작년(2만1천1백88가구)보다 57% 늘어난 3만3천2백44가구가 새로 입주했다. 특히 오는 2006년에도 2만7천7백20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보여 올해를 포함해 3년간 10만가구 가까운 '새집'이 쏟아지는 셈이다. 지난 2000∼2002년에는 신규 입주 아파트가 연간 1만5천∼1만6천가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입주물량 더 늘 듯 신규 분양이 급증하고 있어 향후 입주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SK건설의 용호동 '오륙도 SK뷰'(3천가구),롯데건설의 다대동 '롯데캐슬 몰운대'(1천9백84가구),LG건설의 용호동 'LG하이츠자이'(1천1백49가구) 등 대단지 분양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들 물량은 오는 2007년께부터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에 부산에서 신규 분양을 하겠다고 밝힌 건설사의 가구수만 현재 1만6천5백35가구(닥터아파트 조사)에 달하고 있다. ◆전셋값 하락 뚜렷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사하구 하단동 SK뷰(1천8백28가구)의 영향으로 사하구의 전셋값 변동률은 6월과 7월에 각각 -1.03%와 -2.82%를 기록했다. 이달 말에도 장림동에서 동원로얄듀크(1천9백73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사하구의 전셋값 약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구에서도 지난 8월 화명동 대림쌍용아파트(1천8백95가구)와 11월 동원로얄듀크(1천6백27가구)가 입주하면서 '역전세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북구 전셋값은 지난달 1.39% 하락했다. 부산진구에서도 이달 전포동 롯데캐슬스카이(1천3백95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세입자를 못 찾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지역 전체로는 지난달 전셋값이 0.40% 내렸으며 이달에는 0.56%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 부산지사 이영래 팀장은 "부산에서는 '새집'이 넘쳐나고 있는데도 신규 분양이 잇따라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내년 분양예정인 건설사 가운데 사업일정을 늦추는 곳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