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업종 내 세대교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대장주'였던 휴맥스는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와 잇따른 신제품 등장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토필드는 복합형 셋톱박스를 개발,영토확장에 나서고 있다. 두 업체의 주가도 차별화되는 양상이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토필드는 전날보다 1백원(1.01%) 오른 1만원에 마감돼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11일 9천70원까지 떨어져 9천원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1만원선에 올라섰다. 반면 휴맥스는 이날 1백30원(1.86%) 떨어진 6천8백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월9일 1만5천7백50원까지 올랐지만 현 주가는 당시의 절반도 채 안된다. 이들의 주가가 '딴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전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설립돼 작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토필드는 전통적인 셋톱박스가 아닌 PVR(개인휴대저장장치)가 주력제품이다. 이 제품은 기존 셋톱박스의 기능에 녹화·재생 기능을 추가시켰다. 유럽 PVR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토필드는 보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형 셋톱박스를 개발 중이다. 이에 비해 지난 89년 설립돼 97년 등록된 휴맥스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셋톱박스 위주의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외형면에서는 국내 최대지만 지난 2002년 이후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낮아진 상태다. 김홍식 유화증권 연구원은 "토필드가 방송통신의 융합추세에 가장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며 "휴맥스는 PVR 자체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