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11곳 해제] 전문가들 "빈사시장에 활력주긴 힘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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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추가적인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여줬다'
정부가 23일 서울 중랑구 등 수도권과 충청권 11곳의 주택투기지역을 해제한 데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조치가 집을 파는 사람의 양도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지만 매수세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지방이 아닌 서울.충청권에서도 정부가 규제를 풀어줄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는 시장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이번 조치가 '빈사' 상태인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별다른 활력을 주기는 힘들겠지만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의 추가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단기 효과는 크지 않을 듯
주택투기지역에서 풀리면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 기준으로 양도세가 매겨진다.
당연히 집을 파는 사람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따라서 투기지역에서 해제된 지역의 다주택 소유자들이 보유 주택의 일부를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내년부터 집을 사는 사람의 세금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당분간 매수세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매수자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매도자의 부담만 덜어주는 것은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없는 '절름발이' 조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8월 부산 북구·해운대구,대구 서구·중구·수성구,강원도 춘천시,경남 양산시 등 7곳이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됐지만 거래는 여전히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추가 조치에 대한 기대는 높아져
거래활성화를 위한 단기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지만 이번 조치는 심리적인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가 강경기조로 일관해 왔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완화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규제의지 때문에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조차 내집마련 시기를 늦춰왔다"며 "이번 조치로 이제 더 이상의 규제는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후속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박상언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집을 판 사람이 그 돈으로 다시 집을 사는 데 투자하는 등 거래가 활성화돼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며 "무엇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또 "이번에 해제된 중랑구와 서대문구는 서울에서 투기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곳"이라며 "강남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이 향후 투기지역에서 해제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