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올 대입에 대한 대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예년처럼 교대와 사범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유리한 생물학 약학과 등이 새 인기학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대학마다 요구하는 자격이 제각각인 탓에 눈치작전은 예년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복수지원의 기회가 3번까지 주어졌음에도 불구 원서접수율은 당초 예상보다 낮다.




◆교육 건축 생물 약학과 등이 인기=23일 4시 현재 학교별로는 소신지원자가 집중된 서울대와 한양대 경기대 국민대 서울산업대 등에 많은 지원자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교대 등 전국 교대들도 예년처럼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학과별로는 사범계열 등 교육과 관련된 학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외에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건축 경영 등의 전공에 상대적으로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다. 의대와 법대의 인기도 예년과 같이 높은 편이었다.


올해 가장 달라진 부분은 생물학 약학 간호학 수의학과 등이 새로운 인기학과로 부상했다는 것. 의대에 진학하기에는 점수가 모자란 학생들이 의학전문대학원을 겨냥해 '유사 의대'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예술관련 학과의 강세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서울대의 경우 서양화과가 6대1을 넘어섰고 동양화과(4.36대1) 국악과(4대1)도 경쟁이 치열하다.


◆극에 달한 눈치작전=올해는 학교와 학원이 제대로 된 입시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학생들은 '감'에 의존해 지원 대학을 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막판까지 경쟁률을 지켜본 후 눈치작전을 벌이겠다는 수험생들이 대부분이다.


대성학원의 이영덕 실장은 "눈치작전이 너무 치열한 데다 배치표 등도 예년보다 부정확해 학원으로 직접 지원전략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온다"면서도 "학원에서 해줄 수 있는 얘기도 한계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예년보다 입시 전략을 신중히 짜야 한다고 충고한다. 온라인 교육사이트 이투스 관계자는 "이전 같으면 상위권 학생들이 아무 생각없이 서울대와 함께 연세대나 고려대를 쓰곤 했지만 올해의 경우 연세대는 구술 고려대는 논술 등 대입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대학별 고사의 내용이 달라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무심코 지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의 유병화 실장은 "사회탐구영역에서 선택과목을 잘못 골라 낮은 등급을 받은 학생들 중 상당수가 교차지원을 노리고 있는데 이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