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소비지출에 대한 심리가 갈수록 악화돼 향후 내수경기 회복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국 30개 도시 2천4백8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4일 발표한 '4·4분기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6개월 뒤 살림살이를 예상하는 생활형편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77에 그쳤다. 이는 2000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소비자들이 현재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도 형편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6개월 뒤 경기를 예상하는 경기전망 CSI는 3·4분기 65에서 4·4분기 61로 떨어져 4년만에 가장 낮았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판단 CSI는 전분기와 같은 41에 그쳤다. 또 가계의 씀씀이를 가늠케 하는 소비지출 전망 CSI는 97에 그쳐,2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소비지출 전망 CSI는 올 들어 1·4분기 111을 기록한뒤 2·4분기 102, 3·4분기 98 등으로 계속 떨어져 역시 4년만에 최저수준이다. CSI가 100을 밑돌면 향후 생활형편 전망 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이상이면 그 반대다. 특히 월소득 1백만∼2백만원 계층의 생활형편 전망 CSI가 3·4분기 80에서 4·4분기 74로,가계수입 전망 CSI는 87에서 83으로 각각 떨어져 상대적으로 서민 생활이 더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앞으로 6개월 내 부동산이나 승용차 구매계획이 있는 가구는 전체 조사대상 가구의 각각 6%와 3%로 전분기와 같았다. 당분간 부동산이나 자동차의 내수경기가 크게 호전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생활형편을 6개월 전과 비교한 생활형편 CSI는 전분기와 같은 67을 나타냈다. 앞으로 1년 동안의 가계수입전망 CSI도 86으로 전분기(87)보다 나빠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