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전시장에서 철수하는 외국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는 심각한 전력난을 겪는 중국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전망과는 배치되는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25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전력회사 AEP는 허난성 난양푸산발전소 지분 70%를 3천4백50만달러에 최근 매각했다. 세계 제3위 에너지기업인 미국 미란트그룹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원저우 터루라이발전소의 최대 주주였던 미국의 사이더에너지도 보유 지분 40%를 최근 중국의 화룬그룹에 양도했다. 한국전력이 중국 내 발전소 건립에 잇따라 투자키로 하는 등 발전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국가전력공사 동력경제 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발전 시장의 외국자본 점유율은 지난 97년 14.5%까지 급증했으나 2002년에는 7.5%까지 크게 줄었다. 후자오광 국가전력공사 부주임은 "외국 전력 기업의 중국 시장 철수는 본사의 경영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 정전사고 발생 후 이 지역 전력망 정비와 기술 개조에 중점을 둔 미국 전력업체들이 해외 비핵심 자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 발전시장의 투자리스크 증대도 최근 잇따른 철수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전력부문 투자가 과열 양상을 띠면서 수년 후 공급 과잉으로 인한 손해 발생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허난성 등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발전소 건립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고 과잉 투자 억제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은 적극 지원하고 있어 원전시장을 겨냥한 세계 발전기업들의 진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