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부실 대출이 발생할 경우 금융감독원이 내리는 제재조치가 내년부터 대폭 완화된다. 담당 실무자와 지점장은 대출서류 허위 작성 등 중대한 규정 위반만 없었다면 제재를 받지 않게 되고 부실 여신이 많은 은행에 자동적으로 내려지던 기관경고 제도도 폐지된다. 금융감독원은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규정'을 이같이 개선,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26일 발표했다.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권에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부실이 발생할 경우 제재가 뒤따라 실무자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는 게 현실"이라고 제도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제도 개선에 따라 금감원이 직접 제재조치를 내리는 범위는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로 한정된다.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는 △출자자 대출금지 위반 △동일인 여신한도 초과대출 △용도 외 유용대출 △여신부적격자 대출 △여신한도 초과 대출 △자의적인 신용평가등급 상향조정 △대출서류 허위작성 등이다. 금감원은 특히 영업점장 전결여신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임원이 취급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여신 등만 제재키로 했다. 또 제재의 강도를 정할 때 부실금액 규모보다는 규정 위반의 동기 등에 더 비중을 두기로 했다. 아울러 동일인별 부실대출 규모가 50억원 이상이거나 '회수의문'과 '추정손실'로 분류되는 부실여신 총액이 1백억원 이상인 은행에 대해 자동적으로 적용해 온 기관경고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한편 금감원의 이같은 제도 개선에 대해 시중은행 여신담당 직원들은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금융회사들의 내부 감독규정 완화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RM(기업금융)센터장은 "은행 내부에서도 면책범위를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