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이들은 어른의 아버지'라는 워즈워드의 역설을 실천으로 옮겨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이화여자대학교 이어령 석좌교수가 아동 교육을 위한 전집서 '생각이 열리는 세계 문화여행'을 내놓아 화제다. 이 교수는 "한국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지나치게 '한국 스타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세계화를 막는 것이라 여겨 세계 각국 사상의 단초가 되는 이야기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이야기를 그 나라 사람이 알게 됐던 것과 똑같은 시기에 우리나라 어린이도 알게 된다면 뒷날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정서적인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세상을 여행하면서 아무리 옛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모모따로의 이야기를 모르는 일본 아이가 없고 장드카레의 이야기를 모르는 프랑스 아이,그리고 위친턴의 고양이 이야기를 알지 못하는 영국 아이는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옛 이야기들은 책과 캐릭터의 형태로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부모들이 아무렇지 않게 '쪽발이''깜둥이'와 같은 말을 씁니다.'중국인은 더럽다고 하더라' 같은 추측에 근거한 말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이런 식으로 교육하면 아이가 불행해집니다.외국인과 접촉할 때 편견을 가진 아이는 세계인으로 살 수 없습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