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시장은 한 마디로 불확실성이 지배한 해로 요약된다.


먼저 국제 외환시장은 부침(浮沈)이 심했다.


특히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쌍둥이 적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일부 아시아 통화를 중심으로 10% 이상 급락하는 등 세계 모든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움직임이 더욱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 달러화 약세에 따라 국제간 자금흐름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안전통화로서 달러화 위상이 흐트러짐에 따라 상반기엔 중동의 오일머니와 중국의 화교자본이 본국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투자한 달러표시 자산을 매각할 조짐을 보이면서 탈(脫)미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상징되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 정도는 위험수위를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 시점에서 세계경제 불균형을 줄이고 국제간 자금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미국이 스스로 저축률을 제고시키는 일이다.


문제는 소비의 하방경직성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저축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앞으로 미국이 자구노력으로 쌍둥이 적자를 해결하기 힘들다면 시장개방과 달러약세 유도 등을 통해 다른 나라로 전가시키는 방안이 예상된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되면 경상거래면에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환율경쟁력에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또 자본거래면에서 미국의 최대 투자처인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자본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이 자구노력없이 쌍둥이 적자를 일방적으로 전가하면 다른 나라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 달러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은 미국과 다른 나라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 달러화 가치의 과다한 하락은 미국에는 역자산 효과를,다른 나라에는 자산가치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과 다른 나라들간에는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저축률을 제고시켜 나가는 동시에 달러화 가치의 약세를 유도하고 다른 나라들은 이를 용인함으로써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리도 3년간의 저금리 시대를 마무리하고 인상국면으로 추세가 전환된 한 해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 이후 금리를 동반 인상하고 있다.


유일하게 한국만이 콜금리를 내렸다.


경기회복세가 완만한 일부 국가의 경우에도 정책금리는 인상하지 않고 있지만 재정적자 누적에 따라 국채발행이 늘어나면서 시중금리가 상승했다.


한 나라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유지하려면 시중금리와 정책금리간의 차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금리체계를 감안하면 이들 국가도 조만간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론적으로 경제여건과 비교해 적정금리를 따지는 테일러 준칙 등을 통해 볼 때 현재 세계 각국들이 금리를 올리고 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세계 각국의 경기가 다소 둔화된다 하더라도 일정기간은 금리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이 1995년 이후 9년동안 마치 불문율처럼 유지해온 고정금리의 틀을 깬 것은 인상적이었다.


현재 금융시장에 풀린 과잉유동성 규모와 중국 정부의 경기속도조절 의지를 감안하면 중국 금리는 내년에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