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력 첫장을 넘긴 게 엊그제만 같은데 어느새 세밑이다. 차분히 한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올 새해를 준비하는 데 수천년간 사랑받아온 고전이나 옛사람들의 생활의 지혜를 담은 책을 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 삼국지 새롭게 해석 '장정일 삼국지'(장정일 지음,김영사,전10권)는 기존의 '나관중본'이나 '모종강본' 등을 단순히 번역한 데서 탈피해 작가의 역사의식을 새롭게 첨가한 작품이다. 춘추필법에 의해 등장인물들을 선인과 악인으로 단순히 2분화하는데도 반대한다. 착한 유비,음탕하고 광포한 동탁,무식한 여포 등 삼국지의 정형화된 '공식'은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의 새로운 삼국지다. # 1500년전 가정 교육서 '안씨가훈(顔氏家訓)'(안지추 지음,임동석 옮김,고즈윈)은 중국 지식인 안지추가 쓴 가정교육서다. 자녀를 염려하고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과 선인의 지혜를 담은 글이 1천5백년의 시차를 무색하게 할 만큼 공감을 자아낸다. '부모가 자식을 편애하면 훗날 그 자식에게 재앙이 온다''혼인은 엇비슷한 상대와 하라''재산을 천만금 쌓아놓았다고 해도 자기 몸에 지니고 있는 하찮은 기능 하나만 못하다'등 귀담아 들을 대목이 적지 않다. # 재충전에 도움 될 그림 '생각하는 그림들 정(情)'과 '생각하는 그림들 오늘'(이주헌 지음,예담)은 학고재 관장을 역임한 저자가 바쁜 현대인들의 재충전에 도움이 될 그림과 글을 엮은 책이다. 아이와 어머니의 행복한 한때를 담은 그림,생활속에서 겪는 정서적 파장을 내포한 그림,사랑을 주제로 삶의 빛과 그림자를 표현한 그림 등 다양한 인생의 단면을 돌아볼 수 있는 내용으로 꾸몄다. # 대표적 여성작가들의 충고 '세월의 향기'(박완서 외 지음,솔과학)는 박완서 김남조 전옥주 한말숙 등 우리 문단의 대표적인 여성작가들의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글을 엮은 책.저자들은 우리의 어머니이자 선배,따뜻한 누이의 모습으로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것이 물질이나 과시용의 선물이 아닌 작은 관심과 나눔임을 보여준다. # 미국 작가 펄 벅 생애 조명 '펄 벅 평전'(피터 콘 지음,이한음 옮김,은행나무)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미국 여성작가이자 여권운동가,박애주의자,극동 전문가로 활동하며 아동복지와 인종간 화해에 힘쓴 펄 벅(1892∼1973)의 생애를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중국에서 이방인으로 자라면서 겪은 일화,장애아를 낳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그리고 한국인 고아를 7명이나 입양하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한 배경 등 인간적인 고뇌가 7백쪽이 넘는 책에 빼곡히 박혀 있다. # 성공한 사람 뭐가 다른가 '행운을 부르는 인간형'(사토 도미오 지음,박치원 옮김,솔과학)은 다양한 꿈과 희망을 실현하고 인생을 여유있게 사는 사람,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지름길을 제시한 책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