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시장이 해외로 확대돼야 할 시점입니다. 아시아 각국에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이 기회지요. 재미 있고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 외국에 한국 영화 고정팬들을 늘리고 싶습니다." 영화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작자로 꼽히는 차승재 싸이더스픽쳐스 대표(44)는 한국 영화계의 당면 과제로 해외시장 개척을 들었다. 영화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해 아시아시장을 '제2의 한국영화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초 개봉한 '살인의 추억' 이후 지난 8월 '늑대의 유혹'까지 5개 영화를 연속 흥행시키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서 상당한 성과를 이룩했다. "내년 중 촬영에 들어갈 일본소설 원작의 멜로물 '어깨너머의 연인'에 일본측이 제작비의 70%를 투자키로 합의했습니다. 황석영씨의 소설 '무기의 그늘'은 제작비를 유럽과 일본 등에서 유치할 계획이고 액션영화 '사막전사'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개국이 합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는 흥행작 '내머리속의 지우개'와 현재 상영 중인 '역도산' 등도 일본 영화계와의 협력으로 품질과 수출가격을 높였다. "'역도산'은 전체의 60%를 일본에서 촬영했어요. 일본 스태프들을 대거 기용한 결과 미술부문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또 지난 수개월 동안 일본 매체들이 매주 '역도산'을 보도함으로써 영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도 높아졌지요." 차 대표는 앞으로 일본과의 합작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한국 영화에 대한 일본의 투자가 증가하는 만큼 일본에서 한국 영화의 흥행성적도 좋아질 것이란 확신에서다. 자신의 34번째 영화 '연애의 목적'을 제작하고 있는 차 대표는 내년 말께 태흥영화사의 이태원 대표가 세운 국내 최다 제작기록(36편)을 경신할 전망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