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2∼4명이 함께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반자들을 배려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2백50야드 드라이버샷을 날리면 순간적으로 박수갈채를 받겠지만,그것이 곧 자신의 골프를 다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골프에서는 동반자들이 원하는 골퍼,가장 소중한 순간에 동반자들의 초청을 받을 수 있는 골퍼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국 골프매거진(내년 1월호)은 '인기있는 골퍼'와 '왕따 당하는 골퍼'를 소개했다. 인기있는 골퍼 △준비를 남보다 많이 한다:길이가 다른 여러 개의 티,여분의 볼,볼 마커,선크림 및 비상약(진통제·1회용 밴드 등),규칙집 등을 갖고 간다. 자신이 쓸 요량도 있지만 동반자가 필요로 할때 건네주기 위한 것이다. 라운드중 클럽은 타인 것을 빌릴 수 없지만 볼은 빌릴 수 있다. △골프는 역시 '배려'다:동반자가 친 볼의 방향을 끝까지 주시했다가 찾아주는 일,자신은 온그린됐는데 동반자가 벙커샷할때 동반자 대신 벙커를 평평하게 해주는 일,퍼트할 때 깃대를 잡아주는 일 등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볼마크를 수리할때 바로 옆의 동반자 볼마크를 함께 고치는 일,적절한 유머를 준비하는 일,칭찬이나 위로를 세련되게 하는 일 등도 동반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특히 깊은 러프에 빠져 잃어버릴뻔한 동반자의 볼을 찾아주면 최고 인기골퍼가 될 것이다. △'내기'는 적당히,신속한 결제를:내기를 할땐 구성원 모두가 부담없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 한다. 스킨스게임처럼 상한선을 정하거나 딴 금액 중 일정액을 돌려주는 것도 좋다. 내기에서 지면 곧바로 동반자에게 결제하는 것이 도리다. 승자가 되면 겸손해야 하고,딴 돈은 점심이나 음료수 등을 사는데 쓰면 동반자도 서운해하지 않는다. △'기브' 주면 얼른 집고,'레슨'은 신중하게:스트로크플레이라도 동반자가 '기브'(OK)를 주면 곧바로 볼을 집어드는 것이 기브를 준 사람에 대한 예의다. 넣으면 쿼드루플 보기(4오버파),못넣으면 퀸투플 보기(5오버파)인 상황에서 동반자들이 기브를 줄때도 마찬가지다. 또 골프 이론에 능통한 '고수'라 할지라도 상대방이 조언을 요구하지 않으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혼란을 주고 '오지랖이 넓다'는 평판만 들을 뿐이다. '왕따'당하는 골퍼 인기있는 골퍼가 되는 길에는 수고가 따르지만,'왕따당하는 골퍼'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라운드 내내 휴대폰을 갖고 다니며 통화하는 일,연습스윙을 두번 해 '이제는 치는가 보다' 했는데 세번째 스윙도 연습을 하며 땅을 파는 일,앞 조가 지근거리에 있는데 샷을 해 트러블을 야기하는 일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 모두 다음홀 티잉그라운드로 이동하는데 혼자만 그린에 남아 퍼트연습하는 일,클럽을 내팽개치는 일,볼에 표시하지 않아 동반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