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대전 등 비수도권의 고속 성장으로 수도권 생산비중이 6년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특히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선진국 수준인 3만달러에 육박한 반면 대구 전북 광주 등은 여전히 1만달러를 밑돌아 지역간 성장속도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3년 지역총생산 및 지출'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의 GRDP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48.1%로 전년(48.7%)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수도권 생산비중 하락은 지난 97년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 비중은 96년 47.1%에서 97년 46.5%로 떨어진 뒤 △98년 46.2% △99년 47.0% △2000년 47.8% △2001년 48.2% 등 꾸준히 상승해왔다. 이에 반해 전국 GRDP에서 충남의 비중은 5.2%로 전년(5.0%)보다 0.2%포인트 높아졌고 대전도 같은 기간 2.3%에서 2.4%로,경북은 6.4%에서 6.8%로 각각 상승했다. 물가변동분을 제거한 작년 실질 성장률(2000년 가격 기준)도 충남(7.2%) 경북(7.1%) 대전(5.9%) 등의 순이었다. 오삼규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울산 경북 등 수출산업기지가 형성된 지역이 작년에 호황을 누린데다 충남·대전도 신행정수도 이전 기대로 생산이 활발해 상대적으로 수도권 비중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인당 GRDP는 울산이 2만7천2백82달러로 1위를 유지했고,이어 충남(1만6천6백92달러) 경북(1만4천9백1달러) 서울(1만4천6백66달러) 등의 순이었다. 최근 5년간 1인당 GRDP 증가액도 울산(5천5백98달러) 충남(5천40달러) 경북(4천3백96달러) 등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대구 전북 광주 등은 5년간 1인당 GRDP가 각기 1천∼2천달러 늘어나는 데 그쳐 여전히 1만달러에 못미쳤다. 통계청은 대구 광주 부산 등 대도시는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 내수침체 타격을 더 크게 입고,GRDP가 거주지가 아닌 사업장 소재지 기준으로 작성돼 대도시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침체 여파로 작년 전국 16개 시·도의 실질 민간소비 지출은 전년 대비 1.0% 줄어 지난 98년(-12.8%)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