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LG카드 협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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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LG카드 문제를 둘러싼 채권단과 LG그룹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습니다.기업팀 박병연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이대로 가다간 협상시한인 29일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채권단과 LG그룹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1) LG그룹은 오늘 오후 LG카드 출자 전환과 관련한 채권단의 제의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통보했습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당초 LG그룹이 최종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던 내일 오전 8시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처리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채권단은 당초 LG그룹의 출자전환 금액을 8750억원으로 제시했다가 7700억원으로 낮췄으며, 이번에 6700억원 수준으로 수정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카드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서는 늦어도 29일까지는 LG카드 이사회가 증자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협상시한은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양측이 막판에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청산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LG카드는 28일 주주총회에서 LG그룹 대주주와 계열사가 증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꾸고 29일 이사회에서 증자결의를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2) 그렇다면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쟁점은 LG그룹이 어느 정도 선에서 증자에 참여할 것인가 하는 부분일 것 같은데요. LG그룹의 증자 참여 규모는 어느 정도 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2) 총 1조2천억원에 이르는 LG카드 증자대금 중 LG그룹의 분담금액이 많으면 채권단의 분담금액은 줄어들고 반대로 LG그룹이 적게 참여하면 채권단의 부담이 커집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부담을 안기기 위해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에선 일단 LG그룹의 분담액이 `5천억원+알파'가 될 것이라는전망이 지배적입니다.
5천억원은 LG그룹이 후순위채권으로 전환하기로 약속했던 금액인 만큼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고 여기에다 개인 대주주가 가진 2700억원 중에서 얼마가 참여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주말 LG전자 김쌍수 부회장과 LG화학 노기호 사장이 LG카드 증자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LG그룹의 증자참여 규모가 5000억원이 안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LG전자와 LG화학이 LG카드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후순위 채권으로 전환하기로 약속했던 50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협상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앵커-3) 지난 주말 금융감독원이 LG카드의 유동성이 최소 연말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는 데요. 연말 기준으로 LG카드 유동성 규모는 어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 말씀해 주시죠.
(기자-3) 지난 주말 금융감독원과 LG카드는 연말 기준으로 LG카드 현금 유동성이 6000억∼700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LG카드 유동성은 지난 24일 현재 4000억∼5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28일에는 고객의 결제자금이 6000억∼7000억원 가량 유입될 예정입니다.
회원 고객의 최다 결제일이 26일(12월은 휴일인 관계로 27일)이고 그 다음 영업일에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만기 도래할 예정인 5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모두 상환하더라도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현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LG카드의 유동성을 매일 점검하고 있는 데요.
금감원은 최근 메릴린치가 인수한 4억달러 규모의 ABS 자금과 LG투자증권 매각 대금이 들어온데다 결제일 현금도 유입될 예정이어서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5000억원 정도의 채무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LG카드도 현재 현금 유입과 유출 등을 감안한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말 기준으로 70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4) 그렇다면 채권단과 LG그룹간 협상이 완전 결렬돼 ABS 트리거(조기상환)가 걸리는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LG카드 해결시한은 29일을 넘겨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일반 공모 청약일로 연장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업계에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4) 업계에선 LG카드 증자를 둘러싼 채권단과 LG그룹간 협상이 완전히 결렬돼 ABS 트리거(조기상환)가 걸리는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LG카드 해결시한은 내년 1월 중순까지로 봐야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 공모 청약일은 1월18일과 19일 이틀인데요. 따라서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인한 ABS 조기상환이라는 최악의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청약일 이전까지 LG그룹과 채권단이 증자 분담액을 합의해 청약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신용평가도 LG카드 증자가 부득이한 상황으로 지연된다면 상당한 여유를 가지고 신용조정을 해야하는 하는 상황이라고 밝혀 단기간내 신용등급 조정이 있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신용등급 하락 이전이라도 청산이 확정된다면 ABS 조기상환이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ABS 수탁기관이 이같은 상황을 무시하고 조기상환을 요청하지 않을 경우 배임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앵커-5) 최근 LG카드 채권단 사이에서 추가 지원 문제와 산업은행의 협상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채권단간 의견조율도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들 채권기관들이 갖고 있는 불만은 무엇입니까?
(기자-5) LG카드 채권단 안에서는 LG그룹의 증자불참 못지 않게 LG그룹의 분담액이 결정된 다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LG그룹 분담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채권단끼리 나눠 부담해야 하는데 이는 추가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올초 채권단간 합의서 내용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다수의 채권기관들은 LG투자증권 매각차익인 2700억원 가량에 대해서만 부담 여부를 논의할 수 있고 그 이상 필요한 금액은 산업은행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의 협상력과 협상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채권기관도 적지 않습니다.
산업은행에서 LG그룹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금액을 자꾸 낮춰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객관적인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공개적으로 실시해 LG그룹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분담액을 정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