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에 소속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항공기가 고문이 자행되는 나라들에 테러 용의자들을 몰래 빼돌리고 있으며 CIA는 이 같은 일을`반환'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자체 조사를 근거로 27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통령령에 따라 CIA가 테러용의자들을 해외로 이송할 권한을 갖게 됐으며 부시 정부도 이를 재검토 한 뒤 연장했다고 밝히고 이런 관행이 늘어나면서 비밀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이제 `공개된 비밀'이 됐다고 덧붙였다. 포스트는 아프가니스탄과 인도네시아,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리비아, 모로코,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및 우즈베키스탄의 미군 기지에서 꼬리에 N379P라고쓰인 `걸프스트림 V 터보제트' 항공기가 목격됐으며 때로 이 항공기에 두건과 수갑,족쇄가 채워진 용의자들이 실린 것도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 항공기의 소유주인 프리미어 이그제큐티브 트랜스포트 서비스사의 관계자들이 모두 1940년대와 1950년대 및 1960년대의 생년월일로 등록됐지만 사회보장번호는 1998년 이후에 발급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들 개인이나 회사는 영업 정보나 신용상태를 추적할 수 없는 이른바 `살균처리된 신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도에 관해 CIA는 논평을 거부했지만 한 전직 요원은 용의자 `반환'에 간판회사를 이용하는 것은 CIA의 통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인권기구 미국지부의 모튼 스클레어 사무국장은 미국에서 금지된 수사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나라들에 용의자들을 이송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로 유엔고문방지협약을 위반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의 보도는 지난 달 14일자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 보도를 대부분 확인한것인 데 타임스는 출발지가 워싱턴 D.C.로 항상 일정하고 테러 용의자 550명이 수감돼 있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를 경유한 이 비행기의 운항계획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스웨덴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냉혹한 사실'은 지난 2001년 12월 이 비행기가 두건을 씌운 테러 용의자들을 이집트로 데려갔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포스트는이 사실도 별도로 확인했다. 포스트는 당시 이 비행기의 승무원들은 두건을 쓰고 미국식 말투를 썼으며 이집트 국적자 2명을 태우고 새벽 4시 반에 카이로를 향해 이륙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공항 관계자들과 아마추어 비행기 탐색가들이 몇몇 미군기지 비행장과 주유장에서 N379P기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