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福德 具足 ‥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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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 myhan58@hotmail.com >
이즈음엔 연말이라서 그런지 저녁 모임이 무척 많다.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리 즐겨하지 않는다. 그런데 협회 일을 맡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정말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즐거울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다.
세상에는 참으로 훌륭한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내 자신도 기분이 좋아진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기를 받는다던가?
지난주 저녁 약속 때문에 시청 앞과 광화문 거리를 지나게 됐다. 양쪽 길가 가로수에는 화려한 불꽃이 피어 있었다. 루미나리에(빛의축제)요,불빛 나라였다.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았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앞의 빛나는 겨울 장식은 매우 아름다웠고 황홀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불빛 터널은 환상의 나라 같았다.
괜스레 마음이 들뜨고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그 겨울 장식을 바라보며 언뜻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 전 강원도 사찰에 들렀다. 바쁘게 다녀온 일정이었지만 맛있는 차도 대접받고 좋은 말씀도 들었다. 아직도 주지스님께 들은 '복덕 구족(福德 具足)'이란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복과 덕,지혜를 모두 갖췄다는 뜻이란다. 그런 분은 부처님밖에 없으시다 한다. 인간은 누구나 부족한 면이 있지만 복덕 구족을 하도록 노력하자는 말씀이라 생각한다.
이젠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 다 끝내지 못한 것이 무엇인가 되짚어보게 된다. 어릴 때는 새해가 오면 세뱃돈도 생기고 나이를 먹는다고 마냥 즐거워했다. 이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별로 달갑지 않다.
나랑 전혀 상관이 없는 그냥 숫자라고 생각하고 싶다.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나이에 대한 의무감이 생긴다.
어느 모임에서 여담을 나누던 중 시간이 왜이리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어느 분께서 '아니,요즘은 시간이 날아가고 있어'라고 하셨다. 맞다,정말 날아가는 것 같다.
며칠밖에 남지 않은 올해를 정리하자. 잘못된 일,마음 상한 일이 있다면 툭툭 털고 잊어버리자.
어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이 더 중요하니까. 2005년 새해를 위해 더 좋은 일이 들어올 수 있도록 마음자리를 한 공간 비워놓으면 어떨까?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올해보다 훨씬 좋은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복덕 구족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