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에 '하이브리드(이종)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가격이나 성능 못지 않게 브랜드와 디자인이 중요해면서 휴대폰 노트북 MP3플레이어 등을 만드는 IT업체들이 앞다퉈 패션 브랜드들과 손잡고 있다.


패션 마케팅은 휴대폰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BMW코리아와 제휴해 내년 3월부터 국내에서 시판되는 BMW 자동차 신모델에 '싸이언 VOD폰'(LG-SV520·KV5200)을 탑재하는 공동 마케팅을 펼친다.


VOD폰이란 동영상을 주문해서 시청하는 VOD 서비스가 가능한 휴대폰이다.


LG전자 관계자는 "VOD폰을 장착할 수 있는 전용 핸즈키트를 설치하고 휴대폰 메인화면엔 BMW 로고가 나타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가을 시즌에는 '디카폰' 홍보차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인 EXR와 함께 암포켓 벨트색 등 휴대폰 소품을 선보이는 공동 프러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모토로라도 패션 마케팅을 꾸준히 펼쳐온 대표적인 업체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올 하반기 캐주얼 브랜드인 AMH와 제휴해 모토로라 'M'로고가 찍힌 T셔츠를 내놓고 로고가 새겨진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아 판매했다.


또 지난 7월 초에는 디자이너 우영미씨의 파리컬렉션에서 '메가모토폰'(ms300)의 디자인을 활용한 다양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패션잡지 보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패션 마케팅에 나섰다.


첫 공동작은 뉴욕에서 활동 중인 유명 디자이너 다이앤 본 포스텐버그가 직접 디자인한 패션폰(SPH-A680).이 휴대폰은 지난달 보그 사이트인 스타일닷컴(www.style.com)에서 한정판매돼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 노트북 사업부는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손잡고 하이브리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선보인 3백만원대 초경량 노트북 '센스Q30'을 사면 루이까또즈가 디자인한 노트북 패션백인 '노트백'을 준다.


양사는 앞으로 광고 프러모션 패션쇼 온라인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키로 했다.


MP3플레이어 업계에서는 '명품 마케팅'이 활발하다.


애플컴퓨터코리아는 루이비통이 디자인한 '아이팟' 전용 케이스에 이어 최근 펜디가 만든 '아이팟 미니' 케이스를 내놓았다.


국내 1위 MP3플레이어 브랜드 '아이리버'로 유명한 레인콤은 바하와 손잡고 수출용 제품에 이 회사가 만든 가죽 케이스를 쓰고 있다.


패션 업체들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노트북 MP3플레이어 등 휴대용 IT제품에서 디자인이 중시되면서 IT와 패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마케팅이 활발해졌다"며 "패션소품을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단발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아예 IT제품 디자인에 패션감각을 반영하는 실질적인 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