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를 매체로 한 안수진 구자영의 2인전이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안수진씨(경원대 겸임교수)의 '비디오 & 키네틱설치'전은 조각에서 출발해 키네틱 아트와 비디오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이다. 각종 공사장에서 울려퍼지는 굴착기의 굉음을 형상화한 '메트로놈',아시아의 용이 되고자 했지만 우스꽝스러운 소리만 내는 말뚝이로 전락한 한국의 모습을 풍자한 '용' 등을 통해 작가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어느 회색분자의 날개'는 리영희씨의 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와 최인훈씨 소설 '광장'의 주제를 차용한 것으로 좌우의 날갯짓으로도 꿈쩍하지 않는 이념 대립을 비판하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귀국한 구자영씨의 '비-ㅌ(B-it)비디오/퍼포먼스'는 각기 다른 시간에 찍은 비디오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투사하며 퍼포먼스도 동시에 보여준다. 옥외 간판에 주로 사용되는 라이트 박스의 불을 켜고 끄는 행위를 촬영한 이미지들과 작가의 실제 행위를 서로 겹쳐지게 함으로써 온갖 이미지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실체와 환영,정보,감정이 갖고 있는 의미를 묻고 있다. 내년 1월16일까지. (02)2020-2055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