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 '환율 딜레마' ‥ 위안화 절상 득인지 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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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사례가 늘면서 일본 기업들이 환율 딜레마에 빠졌다.
위안화가 절상돼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산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은 올라가지만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경쟁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그동안 일본 제조 업체들은 엔 강세 때마다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엔 방어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최근엔 중국에서의 생산이 늘면서 엔화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 게 유리한지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미국,EU,한국 기업들도 중국에 많이 진출해 있지만 일본 기업이 환율 전략을 세우는 데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은 위안화가 달러에 연동(페그)돼 움직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영향이 적다.
EU 기업들은 동유럽을 생산기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국에 많이 진출해 있지 않다.
한국 기업들은 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환율에 덜 민감하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중국과의 수출입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환율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소니가 대표적이다.
소니도 중국 공장에선 주로 중국 내수용 제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현지의 다른 하청 업체와 계약을 맺어 수출용 CD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으며,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반도체 부품은 일본산을 중국에 수출한다.
따라서 위안화 가치절상에 따른 엔화가치 하락은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