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개각과 관련,"연말연시 연휴 중에는 없을 것"이라며 "결코 큰 폭이 아니며 땜질하는 식으로 아주 조금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 내·외신 기자들과 송년만찬회를 갖고 "아직 (개각 부처에 대한) 마음도 정해져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새해 1월10∼15일 중 연두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활력 대책 등 현안과 국정운영 방침을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청와대 관계자는 "연초 3∼5명 이내에서 개각한 뒤 13∼14일쯤 연두회견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새해부터는 언론과의 과도한 긴장관계에서 벗어나 좀더 부드러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인사말을 통해 "기사를 보면 때로는 열도 받지만 비행기를 타고 세상 한바퀴를 같이 돌면서 '난 대통령이니까 당연하지만 기자들은 어떻게 감당할까' 싶어 궁금했고,참 고생이 많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한지붕 밑에 사는데 잘 만나지도 못했고 팍팍했다. 가슴을 팍 열어놓고 터놓고 풀어가며 사는 여유가 없었다"면서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1기에 해당되는 200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언론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며 노 대통령은 "저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게 맞다'는 생각은 들지만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세련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건강한 긴장관계만이 아니고 건강한 협력관계,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한 뒤 "분위기를 바꾸려고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중간 결산할 때가 됐는데 '왜 한 게 없을까' 하면 참 미안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나로 말미암아 생긴 변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3년 뒤 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로 말미암아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고 진일보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 대통령은 "내가 왜 정치를 했을까 생각할 때 제일 무거운 게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자랑스러운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