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증권업계 전통 '명가(名家)'로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9년 대우사태 충격으로 과거 30년 간 누려왔던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이후 5년 동안 큰 동요없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월에는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분야에서 1위에 올라섰고 올해 초 3조원대에 불과했던 금융상품 잔액도 이달 들어 2배가 넘는 7조원으로 늘리는 등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서도 타 증권사들을 리드하고 있다. 선박펀드 항공기펀드 등 실물펀드를 개발,새로운 고수익 투자영역을 개척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대우증권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선보인 '동북아선박펀드' 시리즈는 투자자들에게 유망한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함으로써 시중 부동자금을 흡수,침체돼 있는 증권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올 6월 취임한 손복조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의 효율화를 강조하며 전통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 사장은 위탁매매 강화로 체질을 강화하면서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국내 투자은행(IB) 부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인력과 조직을 확충하고 신규 수익사업 발굴을 독려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 같은 대우증권의 성과와 도전에 대해 국내외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아시아머니로부터 '2004년 주식부문 한국 최우수 증권사'로 선정된 데 이어 7월에는 파이낸스 아시아의 '2004 국가별 최우수 금융기관상'을 받았다. 신용평가회사들의 평가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지난 10월과 11월 대우증권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턴 어라운드'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높였다.


한신평은 신용등급 상향에 대해 "최근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 판매 등에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장외 파생상품과 일임형랩 등 신규사업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어 영업경쟁력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은 이 같은 성과와 평가를 토대로 점차 자신감을 회복해가고 있다. 지난 94년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던 '증시 포럼'을 기관투자가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99년 이후 5년 만에 재개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올해는 송년회 모임을 사회공헌 행사로 꾸며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는 등 외부활동에도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