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사장 이호군)는 은행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카드사다. 그런 만큼이나 각 분야에서 카드업계를 선도해 오고 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카드사 가운데 최초로 중국 은행연합회와 네트워크 제휴를 한 것을 비롯 △민원평가지수 4년 연속 1위 △국내 최초의 IC(집적회로)기반 결제시스템 구축 △인터넷 안전결제(ISP)시스템 전격 도입 등 내실 있는 결실을 거뒀다. 비씨카드는 우선 중국내 신용카드 사업자인 은련(銀聯)과 신용카드 가맹점 및 자동입출금기 네트워크 이용에 대한 제휴를 맺어 중국 국내전용 은련카드 사용자와 비씨카드 사용자가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발급받지 않더라도 양국에서 편리하게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국내 신용카드사가 중국 현지 금융회사와 신용카드와 CD(현금자동지급기) 및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에 관한 제휴를 맺은 것은 비씨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내년 2월부터는 은련카드 고객이 한국에서,하반기부터는 비씨 고객이 중국에서 카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비씨는 또 금융감독원이 주관하는 2004년 상반기 민원발생지수 조사 결과 신용카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2년 하반기 이후 4회 연속이다. 금감원 민원발생지수란 각 금융권별 평균 민원 발생률을 100으로 보았을 때 해당 회사의 발생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의미하는 수치다. "회원수가 총 2천5백만명으로 카드업계에서 가장 많은데도 민원발생지수가 가장 낮았던 것은 서비스의 질이 다른 카드사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 11월15일 국내 최초로 IC카드 거래승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비씨카드가 올해 거둔 수확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신용카드사들은 일부 상품을 IC 기반으로 발행해 오기는 했지만 IC카드 거래승인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실생활에서는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 이런 결실을 이끈 주역은 다름아닌 이호군 사장이다. 이 사장의 첫인상은 온화하다. 인상도 말투도 마치 편한 이웃집 아저씨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 사장은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을 내포하고 있다. 올 하반기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싼 유통업계와의 협상과정을 보면 그의 내적 강인함을 엿볼 수 있다. 종전 1.5%에서 2%대로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카드업계 최대 가맹점 가운데 하나인 대형 할인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신용판매 위주의 정상적인 카드결제 행태를 정착시키려면 수수료율 인상은 필수적'이라는 평소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사장은 "앞으로도 비씨가 전체 카드업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